#1 Eulji Art Trail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친애하는 쿄에게.
안녕하세요.
쿄쿄로 쿄.
청두입니다.
먼저, 무사한 귀국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해외에서도 예술가, 기획자들과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뜻깊은 경험들로 가득한 여정이셨기를 바라며 다음엔 저도 좀 데려가주시길 희망합니다.
벌써 약수역 작은 카페에서 뵌 지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침 햇살이 드는 아이보리 톤의 타일과 은은한 커피 향의 참 좋았습니다. 당시 쿄께서 주신 제안으로 무척 신이 났었습니다. 일링 Ealing에서 처럼 을지로에서 아트트레일 Art Trail을 기획하는 것은 제가 지금껏 이어온 작업과 맥을 같이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주는 귀중한 제안이었습니다. '작은도시이야기'를 운영하며 지난 2년간 만난 을지로의 여러 창작자, 예술공간 운영자들 또한 유사한 고민과 의지를 갖고 있었기에 쿄의 제안을 계기로 하나의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을지로는 2010년대 후반 이후 서울 도심의 중요한 문화 창발지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비록 대규모 재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의 파고 속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새로운 창작자들의 유입과 실험적인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혹 제가 해온 인터뷰를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그간 제가 목격한 을지로의 예술 주체들은 멋지고 훌륭한 분들이셨습니다. 서로의 역량과 성품을 확인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니 이제 신뢰 위에 이야기를 쌓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을지아트트레일 EuljiArttrail을 그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강한 힘을 가진 리더 기획자나 대표가 없이 서로의 의견을 모아 주는 매개하는 운영단만을 만들고 집단지성에 의한 행사를 차곡차곡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공동 작업의 시작점으로써 1차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쿄께 그 결과를 공유드립니다.
예술공간 중 개인과 공동을 포함한 작업실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전시공간, 복합공간 순으로 비율이 높았습니다. 기타에 '망한 공간'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어떤 이유로 공간 운영을 그만두었지만 본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한다면 '전시 오프닝 파티'와 '오픈스튜디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시공간 18.8%
개인작업실 18.8%
공동작업실 15.6%
복합공간 12.5%
기타: 카페, 바, 망한 공간
설문에 참여한 분들 중 84%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준 1%는 자신의 공간을 오픈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이유에서 '불참'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유작업실의 경우 동료들과의 협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시 소유의 공간을 관리하는 분께서는 행사 진행 시 서울시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때에 따라서 세미나, 거점공간활용, 팝업 등을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여 의사 있음: 84.4%
불참: 1% (개인 공간 공개에 대한 부담 – 다른 방식의 참여 희망)
기타: 자연스러운 흐름 속 참여를 희망, 공간 공유 작가와의 논의 필요, 맥락이 맞는다면 기꺼이 참여, 서울시 공간을 제공할 수도 있음
네트워킹 파티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전시오프닝, 오픈스튜디오의 형태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개인 작업실을 쓰지만 공간을 불특정 다수이게 개방하는 것이 부담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분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 내외의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를 여는 것이 유의미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시오프닝과 오픈스튜디오는 운영 시간, 지리적 위치 등을 표기하여 대중에게 공유할 수 있는 형식의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네트워킹 파티 22.8%
전시 오프닝 21.9%
오픈스튜디오 18.8%
40.6%가 운영진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주체적으로 행사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분들이 많다는 정도의 정보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막상 일이 시작되면 생업,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여: 40.6%
불참: 59.4%
상반기에는 7월 중 행사를 열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행사 날짜는 운영진이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의견을 취합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7월 34.4%
6월 31.3%
5월 28.1%
하반기에는 10월 중 행사를 열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행사 날짜는 운영진이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의견을 취합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0월 37.5%
9월 28.1%
11월 21.9%
전반적으로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으며, 이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느슨하지만 의미 있는 연대의 가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의견을 듣고 같이 일할 효율적인 구조와 방식을 짜야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아직 구체적인 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쿄님께서 연결해 주신 영국의 작가뿐 아니라 타 국가와의 공동 프로젝트로도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관련 내용은 정리되는 대로 공유드리겠습니다. 일이 진행된다면 분명 재밌는 사건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시작될 수 있도록 귀한 제안을 주신 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보시죠.
새로운 시작들에 설레고 생명이 움트는 봄이건만, 경상도 지역의 산불 소식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디 비가 와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속에 부디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곧 뵙겠습니다.
총총.
2025년 3월 27일
고대웅 드림.
PS. 참고하실 수 있도록 설문지 링크 공유드립니다.
Eulji Art Trail 기획을 위한 설문지 : https://forms.gle/vEYfGnd1r9JtcgcG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