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안녕하세요!
청두입니다.
'맛있는 을지로 예술 E.A.T'의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두의 작업을 환영하는 공간, Art x Shift(아트쉬프트)에서. 도시에 산다는 것, 그것도 서울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바쁜 일상 속에 있다는 말과 동의어 같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준 예술가, 디자이너, 기획자, 갤러리스트가 홀~쭉 한 테이블에 가깝게 모여 우리는 왜 이 시점에 모이기로 했는지, 서로는 무엇을 원하는지, 앞으로 만들어갈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았습니다.
우선! 생동감 있게 전달드리기 위해 나왔던 이야기들 중심으로 나열해 봅니다.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① E.A.T 첫 모임, 언제 어디서 어떤 친구들이 모였지?
② 어떤 이유로 함께하게 되었어?
③ 그럼,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어?
일시 : 2025.04.30 PM7:00
장소 : 아트쉬프트 서울 중구 충무로 54-17 5층
참여자 : 고대웅(월간 작은도시이야기), 백교희(서울프린지네트워크), 김수빈&주민준(아트룸블루), 김재현, 김희선, 이경민(스튜디오 복도), 손원영, 김성진(0TOX), 신예영(COSO), 최민경, 박영규(YKP), 전아영(ArtxShift)
김성진 : '을지수베니어'를 기획하고 있어. 일종의 디자인 운동으로 역할을 하길 바라며 예술가, 예술공간의 각각의 정체성이 담긴 기념품을 디자인해나가고 싶어.
이재원 : 건축가로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최근엔 예술가가 지역에 대한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해 그들의 공간과 삶의 방식을 조사해 왔어. 연구를 진행하면서 ‘자립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을지로 예술공간에 대한 책을 만들었어. 능동적으로 자신의 공간을 바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공간이 어떻게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
을지로는 각자의 색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매우 좋은 곳이야. 그리고 그런 이들이 지역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면 지속가능성이 생길 것 같아. 어떤 공간을 스쾃 하거나 함께할 수 있는 기획을 해보고 싶어. 펀딩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런 것들도 끌어오고 싶고.
이경민 : 책을 만들고 있어. 책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DIY출판에 관심이 많아졌어. 손으로 직접 만드는 과정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기도 했어. 내 작업실 ‘스튜디오 복도’야. 그곳에 ‘복도 서점’을 만들 예정이야. 복도를 서성이듯 자가 출판하고 저예산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고 싶어. ISBN 없는 출판물을 만들고 판매하고 싶고.
텅빈/주민준 : 우리도 진(Zine)을 너무 사랑해요. 손이 필요하면 우릴 불러줘. 우리는 기획에 관심이 많아. 혼자 기획하고 교육하니 재미가 없어.. 하고 싶은 말이 없어졌어.. 어떤 꼭지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 워크숍, 엠티도 가자! 담당이 있다면 커뮤니티를 맡아서 소통을 위주로 하고 싶어.
커뮤니티 모임이 생기면 0순위로 이야기하는 게 지속가능성이야. 결국 영원한 건 없잖아. 인간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 서로의 믿음이 기반이 된다면 말이야. 그 관계를 만드는 역할을 엠티가 해주는 것 같아. 꼭 멀리 가지 않더라도 서로의 공간으로 가도 된다고 생각해. 우리끼리 벽이 좀 허물어지면 좋겠어.
김희선 : 기획을 하면서 아티스트를 토닥이고 때리면서 남들은 어떻게 기획하는지 궁금해졌어. 누군가가 메인으로 할 때 힘들어지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
요즘 순수 창작을 하고 싶어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 그리고 찍은 사진들 중 상업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것들을 골라 아티스트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 E.A.T 어느 한 꼭지에 나의 작업을 걸어보고 싶기도 해. 도시재생, 문화재생 기획자로서 관심도 있고. 건축물, 공간에 대한 영감을 받아서 기획을 한 경우도 많았어. 그런 일들을 하나씩 해보고 싶어.
손원영 : 나는 시키는 거 다 할 거야. 을지로에 오래 있으면서 이런저런 것들이 하고 싶어서 지도도 만들고 게릴라 전시도 만들었었어. 함께해서 가시화될 수 있었어. 유의미한 행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도 하고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어. 전에 대림상가 옥상에서 ‘청계추계 체육대회’도 했었어. ‘을지로 하와이’라는 프로젝트도 했었고. 을지로가 산업 밀도가 높은 곳이어서 섬 같이 느껴졌었어. 앞으로도 그런 것을 해보고 싶어.
최민경 : 영상작업을 해왔어. 을지로에 대한 작업도 했었어. 을지로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만든 작업이었어. 변하는 을지로와 여성의 노화를 가지고 싱가포르 작가와 함께 안티에이징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 E.A.T 기간에 작업실(명보극장과 진양상가 사이에 위치) 한편에서 상영할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을 내보면 VR작업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 VR은 상영할 기회를 만들기 어려우니 중간발표 정도로 해보고 싶어.
박영규 : 연희아트페어를 하면 컬렉터들이 많이 오고 작품 판매도 되는 것 같아. 같이 연계해서 진행을 하게 되면 컬렉터들이 많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작품을 구매하긴 쉽진 않잖아. 그래서 컬렉터들을 어떻게 하면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 컬렉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행사로 소개되었으면 해.
■ 다양성
■ 기획
■ 지속가능성
■ 커뮤니티
■ 공간
■ 책
■ 수익화
청두 : 국내적으로는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을지로의 예술 공간을 엮어서 행사를 연다면 지역 전체를 미술관으로 인식하게 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프리즈’도 있고 ‘더 아트플라자’도 있고. 한동안 계속해서 행사들이 열릴 텐데 우리가 함께 주도적을 만든 것들 위에 붙여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 상반기, 하반기 한 번씩 운영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쿄 : 상반기, 하반기 기획의 타깃이 좀 달라도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하면 수익모델과 대중성 모두를 잡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신예영 : 프리즈 기간에 컬렉터들이 가는 곳들이 있어. 일정이 겹쳤을 때 블랙홀처럼 모두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경험했어.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을지로에 오는 비율이 낮아져.
박영규 : 다른 공간들이 연결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어. 거점마다 버스를 운영해도 좋겠고.
손원영 : 6월 정도는 걷기 좋잖아. 퇴근하고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어.
쿄 : 타깃이 명확하다면 버스를 대절하는 것 등을 해봄 직해. 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보면 관객이 공연을 한 번에 여러 개 소화하기 어려워하더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제안하는 루트가 무의미할 때가 있어. 공간, 작품, 사람에 대한 특성을 소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
이재원 : 1년에 두 번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E.A.T은 아트페어와 달리 한 공간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한 기획이라고 생각해.
김성진 : 을지로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할 것 같아. 엘리베이터가 없고, 화장실이 쾌적하지 않은 곳들이 많아. 이 두 가지가 큰 허들이라고 생각해.
주민준 :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신예영 : 일반인들은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을 좋아하진 않아. 명확하고 직관적인 것이 중요하다라고. 시각적인 것에 초점을 두고 공간마다 심벌을 제작한다 던 지, 굿즈랑 연결을 한다던지, 가지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큰 것 같아. 상반기는 4월, 하반기는 11월이 관람객이 많아서 더 좋을 것 같아.
전아영 :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
김희선 : 젊은 아트컬렉터를 육성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영국에서 있다 보니 컬렉터들이 다양한 모습이더라고. 작은 갤러리에 캐주얼하게 와서 작품을 구매하는 분도 있고, 대형갤러리에서 제일 잘 팔릴 것 같은 것을 사시는 분도 있었고, 제일 맘에 드는 것을 사러 1등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어. 사는 목적이 투자인지, 취향에 따라 구매하는 건지에 따라 달랐어. 그래서 어떤 브랜드 이미지가 생기냐에 따라 구매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벽이 허물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김성진 : 관람객에게 만보기를 채워서 걸음 수에 따라 작품가를 할인해 주기???ㅎㅎㅎ
전아영 :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다 보니 본업과 달리 동기부여가 안 되는 경험을 많이 했어. 때문에 본업을 할 때와 모여서 무엇인가를 할 때가 달라지는 것 같아. 우리가 모여서 힘을 얻고 함께 나아갈만한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어. 다 같이 모여 매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도움이 되고 피드백을 주고 싶어. 오히려 우리 안에서 스토리가 풍부해졌으면 좋겠어. 각자가 브랜딩이 되어 큰 쇼를 기획하고 싶어.
신예영 : 서로의 이야기가 취합되면 성향이 나뉠 것 같아. 나눠진 성향에 맞춰 뭉쳐져서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뭉쳐지면 좋겠어.
이재원 : 1년 동안 그 길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
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 따라 지향하는 지점과 필요로 하는 지점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선,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려 했던 굵직한 행사를 분쇄해서 매달로 쪼개 보려 합니다. 작지만 지속적으로, 점이 서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과정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매달 한 땀 한 땀 다져가는 EAT!
월간 잇!
Monthly E.A.T
1) 매달 정례화 : 특정 요일, 주차에 특정 시간까지 EAT의 공간 오픈 연장 및 오픈 파티 운영.
2) 관심 몰아주기 : 한 공간, 한 사람에게 집중해 주기. 굿즈도 만들고, 피드백도 해주고. 그리고 포커스 받는 공간은 자잘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더 풍푸하게 준비해 보기.
3) Young Collector : 계단이 많고 돌아다니기 힘들다. 두 다리가 튼튼하고 지치지 않는 젊은 컬렉터를 모여들게 하자! 아니, 젊은 사람들을 컬렉터로 만들자!
쌓이는 관계와 이야기로 우리가 지향해 나갈 방향을 더 잡아나갈 수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제 각자의 재능과 역량은 충분하니 서로 해줄 역할과 분담을 해나가야겠지요. 다음엔 구체적으로 정해진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 향후 일정에 대한 소개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