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즐기고 싶다면 핀볼 뮤지엄
멘자 Menza 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이 있는 것인지, 어쩌다 우연히 여러 사람들이 글을 올리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에 부다페스트 맛집을 검색하면 멘자라는 음식점이 가장 많이 나왔다. 오늘 아점을 해결하러 멘자를 갔다.
예상대로 한국인이 정말 많았고, 동양인도 많았다. 우린 육개장 비슷한 맛의 수프를 먹었고, 각자 한 개씩 메인 메뉴를 먹으며 잘생긴 종업원을 구경했다. 멧 데이먼 리즈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멘자의 가격은 2인당 3-4만 원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선이었고, 난 추가로 초코 브라우니까지 시켜 상우보단 가격이 많이 나왔다. 솔직히 멘자가 네이버에서 그렇게까지 다들 찬양할 만할 정도로 맛있거나 분위기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우리의 원래 계획은 마차슈 성당이 있는 어부의 요새로 가는 것이었지만, 어제 너무 쉬지도 않고 이곳저곳 돌아다녀서 그랬는지, 둘 다 너무 피곤해져 다시 집으로 돌아가 6시까지 휴식을 취했다. 여행은 즐거우려고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체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어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게 다니게 되기 때문에 즐겁기도 하지만, 힘든 여행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체력이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적은 수의 여행지를 다닐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것도 사람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만족도는 다르지만, 난 여유로운 여행을 즐김에도 불구하고 내 저질 체력이 싫었다.
6시 좀 넘은 시간에 저녁을 먹고 내가 정말 기대한 핀볼 뮤지엄을 갔다. 우리가 중, 고등학교 컴퓨터 시간에 했던 핀볼 게임 오락기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입장료는 약 5000원 정도였고, 무수히 많은 아날로그식 핀볼 게임들이 모여있었다. 마치 게임기들만 모아놓은 창고 같았다. 여러 방이 있었고, 어떤 방에는 옛날에 만들어진 2인용 게임들이 모여 있었고, 상우와 나는 어릴 적 문방구 앞에서 오락실 게임을 하던 동심으로 돌아가 거의 모든 게임을 하며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보냈다.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 다시 강변으로 향했다.
아날로그 감성으로 돌아가 놀거리를 즐기고 싶다면 핀볼 뮤지엄은 꼭 가길 바란다.
강변 다리 밑에 몇몇의 사람들이 담요를 깔고 앉아 와인잔 서너 개와 와인병을 가져와 술자리를 갖고 있었다. 우리도 질 수 없어 어디선가 맥주를 사들고 와 자리 잡고 서로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했다. 이런 곳에 살면 원할 때마다 이렇게 감성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부러웠다. 또 멋진 야경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