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며 처음 쓰는 글인데, 행복한 기분과 만족하는 삶에 대해 쓰게 되어 기쁘다.
20년도에 시작한 나의 유학생활, 그 중에 이번 학기 만큼 만족하는 삶은 없었던 것 같다.
저번 학기였던 3학년의 봄학기에는 너무 많은 부담을 지며 살았다.
그때의 나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어느정도였냐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과제할 시간을 생각하며 급하게 밥을 먹으면서 틀어놓은 유튜브에는 차승원씨와 유해진씨가 시골에서 밥을 먹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이유는 그냥 가족생각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더 정확히는 엄마.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던게 일상이였지만 지금은 혼자 급하게 끼니를 때우며 시간을 아끼려고 볶음밥을 해먹고, 그 볶음밥 한술을 뜨는 순간에 엄마가 차려준 밥이 너무 그리웠다.
또 하루는 자기 전에 가족과 관련된 영상을 보는데 그냥 눈물이 또 났다, 그 때뿐만이 아니라 자기 전에 혼자 방 구석에 놓여있는 매트리스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있으면, 그냥 눈물이 났다.
4학년이 되기전 마지막 학년이라는 사실이 큰 부담이었고, 졸업하고 부모님의 기대치에 부응해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이었고, 멋진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이었고, 많고 좋은 작업물을 뽑아내야한다는 생각이 부담이었다. 잘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부담과 노력들이 내겐 독이었고, 난 나라는 사람의 삶이 없었던 것 같다. 내 커리어와 학교, 과제, 작업, 등은 내 삶의 일부이고, 그것만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 나는 게임도 좋아하고, 일기쓰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맛있는 한국음식을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일상들은 이런 것들이다. 3학년 봄학기의 나에게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상이 없었다.
여름동안 한국에서 쉬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먼 타지인 미국까지 가서 내가 하고싶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가, 결국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려는 것 아닌가.
요즘은 너무 행복하고 삶에 만족하며, 감사해야할 것들에 충분히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금요일 하루를 정해 푹 쉬고, 요리하고, 게임하고, 낮잠도 자고, 영화를 보며 나를 재충전하고, 행복을 느낀다.이런 것들이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유학생으로써의 삶과 나 자체의 삶이 잘 분리되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올바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상담을 해도 딱히 얘기하고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아 결국엔 이런일이 있어서 행복했다, 재밌었다, 저런일이 있어서 좋았다 등 긍정적인 이야기들로 1시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균형을 잘 맞춘 삶을 사는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쁘다, 혹여라도 나중에 다시 균형이 맞지 않는 일상을 보내게 되더라도 이젠 나에게 그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힘이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