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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23. 2024

미소 미소 미소회! 꽤 촌스런 구호

나랑 L이 제일 나이가 많다. 얼마나 많으냐. 우리 모임의 막내들이 74년 생 73년 생 72년 생 이렇게 줄줄이 있으니 57년 생인 우리랑 꽤 나이 차이가 난다. 그런데 함께 깔깔대고 웃으며 공을 친다. 골프가 그래서 좋은 운동이란다. 남녀노소 그 누구랑도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언제라도 우리 못 견디겠으면 말해~ 나랑 L은 동생들에게 말했다. 그런 게 어딨 어요 언니들 있어서 얼마나 좋은 데요. 하하 우린 그냥 그 말만 믿기로 했다. 괜히 나이 많다고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여하튼! 언제고 우리가 너무 나이 많아 부담된다 싶으면 말해~ 라 해놓고 그냥 모른 척 함께 어울려 깔깔대며 공을 친다. 게다가 일박이일도 하니 집이 떠나가라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시끌벅적이다. 나보고 건배사를 하라고 해 하나 둘 셋 하면 시원한 맥주잔을 부딪치며 미소 미소 미소회! 하자했더니 신나게 외쳐놓고는 구호가 좀 그렇단다. 그러고 보니 심하게 촌스럽다. 그러게 그 구호는 정말 촌스럽네. 내가 말하니 그렇죠? 쫌 촌스럽죠? 아니 매우 촌스러워요. 하면서 깔깔 까르르르 웃음바다. 촌스럽다면서도 방이 떠나가라 외쳐대는 구호. 미소 미소 미소회! 그 옛날 하던 대로 L과 나는 동생들과 어울려 공을 친다. 우리 그냥 모른 척 계속 치는 거야. 그래~ 하하. 잠도 나랑 L이랑 나이 제일 많다고 나이 순으로 방을 잡아주었다. 그래서 함께 잔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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