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은퇴한 남편과 24시간
실행
신고
라이킷
34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꽃뜰
Nov 05. 2024
어쩌자고 공을 친다 했을까?
아, 우리도 미쳤지
어쩌자고 공을 친다 했을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지금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제야 저녁식사를 마쳤다.
색소폰 연습 전에 시간이 없어
식사를 못해 다녀와서 했기 때문이다.
주간 돌봄 센터에서 저녁식사까지
드시고 온 92세 우리 엄마는
우리가 색소폰 연습에 간 동안
혼자 집에서 기다리시다가
우리 밥 먹는데 동참하셨는데
맛있다 맛있다 하시면서
밤 한 그릇 국 한 그릇을
뚝딱 비우신다.
내일 서울 가면 베트남 여행까지
한 일주일 비게 되므로
무얼 남겨두면 안 된다.
어제 모임에서 친구가 준
가지가 있길래 동그랗게 썰어
부침가루를 묻혀
올리브 오일에 부쳤다.
와사비간장을 만들어 콕
찍어 먹으니 빠삭한 게 너무 맛있다.
엄마도 정말 맛있다며
꽤 많이 드신다. 하하.
우리도 배가 고파
정말 맛있게 먹었다.
문제는 내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5시 20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골프장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학교 가실까 말까?
오늘 주무시기 전
말해달라 했다.
그래도 가서 즐겁게 노시다
우리가 모두 끝나고 기차 타기 전
모시러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러나 피곤할까 걱정되어
집에 계시고 싶으면 말해달라 한 것이다.
그렇게 밤차 타고 서울에 가
엄마를 엄마 집에 모셔다 드리면
캐나다에서 와 호텔에 묵고 있던
남동생이 바통 터치.
우리가 베트남에 가 있는 동안
엄마를 돌봐드리기로 했다.
우린 잠만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인천 공항에 가야 한다.
나의 여고동창 17명이 가는데
거기 남자가 4명이다.
그중의 한 명이다.
남편 함께 갈 사람~
하는데 나도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마침
남편도 나도 못 가봤고
함께 노래를 하는 여고 동창들의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었다.
우리 결혼 때 함께 와서
축가를 불러주었던 친구들이다.
난 어서 자야 한다.
그 무지막지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내일 아무리 빠질 수 없는
부부 골프 서클이었다 해도
어떻게든 이유를 대서
빠졌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멋진 가을에
공치는 유혹을 떨구어 버리기는
더 힘들었다.
그래. 짐 다 싸놓았겠다
신나게 공치고
기차 타러 가면 되지 뭐.
하하 파이팅! 어서 자자.
(사진: 꽃 뜰)
keyword
일상에세이
골프
색소폰
꽃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글 쓰기를 좋아합니다. 글 읽기도 좋아합니다.
구독자
819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줄줄이 파랑불 그게 뭐라고.
동태 한 마리 먹으려다 우리가 동태 되겠네~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