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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한 마리 먹으려다 우리가 동태 되겠네~

by 꽃뜰

해님이 내리쬐는 곳은 따뜻하다.

그러나 그 해님이 등장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남편은 6시 54분 티업

아내들은 7시 12분 티업.


그리고 줄줄이

그다음 남편 팀

그다음 아내 팀.


마지막 밥 먹을 땐

늦게 친 조는 샤워 안 하고

일찍 친 조는 샤워하고

밥 먹는 장소에서 모두 만난다.


새벽이라 너무 춥다.

아, 나는 그렇게까진 안 했는데

그런데 다른 엄마들은

세상에 모두 핫팩을

붙이고 왔다는 거다.

핫팩까지 등장이라니.


그렇게 새벽 골프장은

너무 추웠다.


너무 추워서

카트 의자를 히터로 해놓고

따끈따끈한 의자 바닥에

행복해했다.


주홍색 새 카트라

성능이 좋은 걸까

정말 뜨끈뜨끈이다.


몸이 꼬부랑 들어서

여차하면 사고 날 듯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래도 우리는

신나게 공을 쳤다.


해가 있는 곳은

환하게 정말 따뜻하고

해님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다.


내가 한 것이라곤

자신감으로 무장한 것뿐이다.


그런데 우리 네 명 중에

일등을 했다.


더블 이상은 안 적습니다.


하면서 적어나갔다.

모두 더블 보기를 하면

몽땅 보기 또는

몽땅 파라고 적기도 했다.


골프가 끝나고 엄마를

모시러 갔다.


새로 지은 깨끗한 그곳에서

엄마는 열렬한 배웅을 받았다.


서울 언니~

잘 다녀오세요.


엄마도 주간보호센터 가길 잘했고

우리도 골프 서클에 가길 잘했다.


열차 타고 서울에 온 우리는

그야말로 기진맥진 정말 뻗었다.


남동생이 마중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갔지만 이미 늦어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


동태 한 마리라는 곳만이 아직

문을 열어 그곳에서

동태탕을 먹었다.


그곳까지 집에 차를 대고 걸어가는데

엄마가 말한다.


동태 한 마리 먹으려다

우리가 동태 되겠네~


푸하하하 그렇게 서울의 밤은

너무너무 추웠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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