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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하늘 Jul 31. 2023

1글1감정



지우고 싶은 글이 있다. 한약을 달이듯 정성 들여 썼음에도 지우고 싶은 이유는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몸에 좋다는 것들을 골라 달여낸 한약이 입에 쓰듯이. 나조차도 먹기 싫을 때가 있는데 읽는 사람은 어련할까 싶다.


물론 부대찌개처럼 다양한 맛이 나서 좋을 수 있지만 아무리 좋은 말이 많아도 그것이 통일되지 않으면 와닿지 않는다. 와닿는 글을 쓰고 싶은 나에게 필요한 건 1 글 1 감정이다.


글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고 여기저기 뻗친 감정을 다듬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풍성했던 초안이 점차 앙상해진다. 나의 실수는 여기서 살을 붙이려는 욕심을 내는 것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듯이. 글이 웃자라지 않게 하려면 아쉬워도 딱 여기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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