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관리지침 6가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미움받는 것에 취약하다. 미움받는 것도 싫지만 누굴 미워하는 것조차 마음이 편치 않아 미움을 관리해야 했다.
나만의 미움관리지침 6가지를 소개한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고 애정이 없으면 미움도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사람들과 알고 지내다 보면 기대하게 되고 정이 드는 게 사람이다. 모조리 없앨 수 없고 없애고 싶지도 않아서 기대하되 두 가지는 명심하고 있다.
첫 번 째는 상대의 모든 면이 나이스할 거란 기대이다. 애정 갖고 있는 사람이어도 어떤 부분에서는 실망을 줄 수도 있다. 우호적일 때 드러나지 않지만 이해관계가 섞이면 나조차도 달라질 수 있는데 남도 똑같다.
두 번 째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미워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이다. 가족도 날 미워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고 잘해준다고 해서 상대도 나를 똑같이 생각해 주길 바라선 안된다. 그래서 가족이어도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누가 날 미워할까 봐 잘 보이려 노력했고 이미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더 잘해주곤 했다. 덜 미워하라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며 선의를 베풀었지만 그 선의가 무시되니 배신감과 후회가 밀려왔다. 베푸는 척했지만 사실 비위 맞추기에 가까웠고 그랬던 내 모습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미움이 받기 싫은 거라면, 그 사랑을 내가 채워주기로 했다. 남들의 사랑 100개 보다 자기 사랑 하나가 더 크고 소중하다. 나를 미워하면 세상은 지옥이 된다는 걸 경험한 뒤로는 꼭 지키고 있다. 단, 나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양보다 질이다. 남들이 다 손가락질할 때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큰 힘이 된다. 아무리 스스로 사랑한다 한들 흔들릴 때가 온다. 그때 손을 잡아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나의 편이 되어준 사람은 잊을 수 없다.
미움을 미움으로 대처하는 건 소모적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깊고 오래될수록 내 속만 문드러진다. 위의 방법을 써도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상대를 이해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생각하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심리학서적까지 뒤졌다. 그런 언행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심리구조를 알게 되니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내가 아직 못 겪은 상황이라서 공감이 안될 수 있다. 훗날 똑같은 상황이 내게 찾아왔을 때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대신 그보다 더 성숙하게 대처하며 상처를 셀프치료했다.
여유 있는 사람이 매력 있는 이유는 희소해서다. 그만큼 여유를 갖기란 어렵다. 여유를 갖으려면 일단 미움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게 좀 힘든데 진짜 물건을 내려놓듯이 내려놓는다고 상상해 보자. 텅 빈 두 손과 짓눌렸던 마음이 펴지면서 굉장히 자유롭고 완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 기분을 느끼는 것만으로 성공이다. 그 기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여유이다. 여유가 있어야 연민을 느낄 수 있고 연민의 감정은 나와 상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5,6번은 고급기술이다. 일단 내 코가 석자면 통하지 않는다. 나부터 챙겨야 이해든 관용이든 베풀 수 있다.
흔한 내용이지만 6가지를 뼈에 새기는데 10년이 걸렸다. 이유 없이 날 미워하는 이와 자기한테 불똥 튈까 봐 도마뱀처럼 꼬리를 자르고 쪼르르 도망가는 사람,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지만 난 미운고슴도치새끼인가 싶었던 날들, 그때 이렇게 말할 걸 후회로 지새운 밤과 누군가를 미워하느라 마음이 어두웠던 낮이 모여 만든 미움사용설명서이다.
아직도 누가 날 미워하면 머리에 불이 난다. 그래도 이제는 여섯 가지를 기억하며 증오심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 소화시키고 있다. 미움받을 용기 따위 없는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훈련이 된다. 미움, 그까짓 거 화끈하게 잡아채서 강스파이크로 날려버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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