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성장하는 법 1
나는 소비자 조사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 조사 방법론에 장점을 얻게 된 계기로 생각하시지만, 좀 다른 혜택이 있었다. 이 시작은 내가 조직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문제를 분석하는 방법을 확립해 주었다. 리서치 회사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행운이자, 힘들었지만 스프링 달린 start였다.
소위 말해, 마이크로 매니징 과 반대되는 큰 그림을 먼저 파악하려고 하는 접근 방법이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본질과 핵심, 혹은 Key man을 찾는 방법을 훈련하게 된 시기였다.
조사회사는 소위 ‘을’의 포지셔닝이고 고객사는 글로벌과 국내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되었다. 보통 나는 선임과 한 조가 되어 방문하였는데, 선임들은 이런 미팅을 통해 조직의 현 이슈도 파악했지만, 누가 키 맨인지, 조직내부의 긴장관계나 권력 구조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고객사를 방문해서 이런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 관찰하다 보면, 몇몇 회사를 제외하곤, 어린 저에게도 그 해답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숫자의 인원들이 함께 회의를 해도 누가 핵심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특히 부서 간 사이가 좋지 않은 회사의 경우는 금방 티가 났다.
여하튼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각자 관찰하고 느꼈던 여러 요소들을 공유하고 key man 혹은 중요 부서가 만족할 만한 제안서를 작성했다. 의사 결정의 핵심 멤버나 팀들이 우선순위로 생각 하는 이슈를 소비자 조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경우, 성공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Macro 접근법이 익숙해진 또 다른 이유는 잦은 이직이었다. 필자는 27-8년 동안 8개 정도에 회사에 다녔다. 이직 컨설팅해도 되지 않을까?
과거에 면접을 보러 가면 직장 충성도에 대한 뼈 아픈 팩폭을 날리는 면접관이 많았다. 특히 국내 기업은 100%다. 나도 할 말은 있다. 다양한 경험과 오픈 마인드를 가진 후보자를 찾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 같은 후보자가 추천되었는데 그건 좋지만 잦은 이직에 시비!,
“회사를 자주 옮겼으니 다양한 경험을 했고, 유연한 사고를 가졌지! 어쩌라고??”
이직 경험이 많다 보니 새로운 회사에 가서 초기에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되었다. 효과적인 처신을 위해서는 조직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 조직의 특성을 파악한다 (매니지먼트 구성과 출신 성분 파악, 일을 잘한다는 인식의 근거, 부서 간의 역학 관계) 그리고 나의 등장으로 누가 가장 불편한가? 누가 가장 우호적인가?
업무를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큰 그림을 파악하는 것, 즉, 내가 근무하게 되는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적응에 더 효과적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직장생활에도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었다.
거시적 관점 파악, 구체적인 내용보다 먼저 큰 구조나 그림을 파악하려는 사고방식이 마케터로서 성장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도움을 넘어서 반 계단 정도의 advantage가 있었다.
“마케터는 제품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하니 디테일하고 꼼꼼해야 한다. 그러나 마케터는 전략도 주도해야 한다. 큰 그림을 파악하는 방법을 훈련해라. 그러면 남들보다 2-3 발 먼저 나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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