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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넨호프

by 윤희철

비넨호프(Binnenhof)

헤이그(네덜란드어로는 덴하그(Den Haag)는 우리에게는 이준 열사로 대표되는 가슴아픈 기억을 간직한 도시이다. 이 헤이그에는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밀사로 이준, 이상설, 이위종 3인이 파견되어 묵었던 자그마한 호텔이 있다.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해 뜻을 이룰 수 없게 되자 이준은 이 호텔에서 원인불명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 호텔은 대한민국 독립 50주년을 맞아 1995년 이준 기념관(현재는 이준 평화기념관)으로 개장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네덜란드의 주요 도시 중 로테르담은 경제, 암스테르담은 외교와 문화, 헤이그는 정치와 행정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국회와 왕궁, 총리 집무실, 행정기관 대다수가 밀집해 있는 헤이그는 각국의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어 명실상부하게 네덜란드의 정치와 행정의 도시이다.


그 헤이그 중심부의 구시가지에는 직사각형의 길다란 호프페이버(Hofvijver, 법원 연못)가 있다. 이 연못은 원래 모래 언덕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던 자연적인 물웅덩이를 13세기 후반 여러 해의 공사 끝에 지금과 같은 큰 연못으로 조성하였다. 겨울이면 아이스링크로 변신하는 이 연못은 네덜란드인들에게는 가장 낭만적인 장소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 연못을 배경으로 ‘국회 안뜰 안마당(Inner Court)’라는 뜻을 지닌 비넨호프(Binnenhof)가 길다랗게 놓여있다. 원래 네덜란드 백작의 거주지로 지어진 건물들인데 현재는 왕궁과 더불어 네덜란드 국회의사당, 총리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네덜란드의 정치 1번지로 불리워지고 있다. 건물의 양식은 대관식, 연회, 의회 회의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사의 홀(Knight’s Hall)은 고딕양식, 다른 건물들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용되어진 절충주의 양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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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호프페이버 좌측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은 브라질 총독을 역임한 마우리츠 공작이 살던 집(하위스)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 미술관은 렘브란트, 파울루스 포터 등과 같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의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들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헤이그 대표 미술관이다. 특히 이 미술관은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8호 크기(44.5cm x 39cm)의 조그마한 이 작품은 2019년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작품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네덜란드의 몇몇 도시 풍경을 소개하면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유학을 하신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의 자문을 얻었다. 임교수는 유학 기간중 비넨호프를 수시로 다니며 이준 열사를 통하여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적립하였다 한다. 특히 1992년 아시아평화의 날 한국인 독창자로 이곳에 초청되어 한국가곡 '선구자'ㆍ'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하며 K-Classic 가곡의 세계화의 뜻을 세웠다고 한다. 관련하여 임청화 교수의 ‘선구자’ 유투브 연주 영상을 첨부해 본다.

https://youtu.be/tVI23UTXmWk?si=hh8Lk8ty7p6KdDPg


https://youtube.com/shorts/Mi3HbrtfgWs?si=aPjCEY-EIvhbId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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