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영국국회의사당 바로 뒤쪽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위치해 있다. 원래 명칭은 웨스트민스터 세인트 피터 참사회 성당인데 간단히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으로 불리운다. 영국 왕실의 성당으로 주교좌성당(cathedral)의 위상이지만 원래 대수도원(abbey)이었기 때문에 주교좌성당이라 부르지 않고 사원으로 부르고 있다. 성공회 런던교구의 주교좌성당은 세인트 폴 대성당이고 비슷한 이름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이 영국 캐톨릭 주교좌 성당이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서쪽으로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네오 비잔틴 양식의 성당이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1세기 참회왕 에드워드가 자신이 묻힐 성당으로 건립을 시작하였는데 그는 이 성당의 완공을 못보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래도 그는 이 성당에 묻히게 되었고 이후로 영국의 왕들이 이곳에 묻히는 전통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30명의 왕들이 안장되어 있다. 에드워드가 자신의 후계자가 없이 죽게되자 그의 뒤를 이어 프랑스 노르망디 공작이었던 정복왕 윌리엄이 왕위를 차지하게 된다. 노르만족이었던 윌리엄은 자신의 즉위가 정당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066년 이곳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치르게 된다. 이 대관식 이후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이후의 모든 영국 왕들(대관식을 거행하지 않은 에드워드 5세와 에드워드 8세 제외)의 대관식이 열리는 신성한 장소로 자리잡게 된다.
16세기에 영국왕 헨리 8세는 첫 번째 왕비 캐서린(에스파냐 아라곤 왕국의 딸)과 이혼하고 그녀의 시녀였던 앤 볼린과 결혼하려 하였으나 로마교황청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헨리 8세는 로마교황청과 결별하고 캐톨릭의 비합리적인 점들을 개혁한 국왕 중심의 ‘영국 국교회(영국 성공회)’를 출범하였다. 이후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기존의 캐톨릭 성당에서 영국 성공회의 왕실의 성당으로 정체성이 바뀌어지게 되었다.
이 성당은 영국 왕들의 대관식이나 결혼식, 장례식 등 왕실 행사를 거행하거나 매장터로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유명한 위인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헨델, 세익스피어, 리빙스턴, 찰스 디킨스, 스티븐 호킹 등 사원 내부에는 3300여명의 정치, 과학자, 문학가, 음악가 등의 무덤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사원 입구 바닥에는 1920년 11월 11일에 안장된 무명용사의 묘가 있는데 제1차 세계 대전 중 사망한 한 명의 영국 육군 전사자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이 전사자의 유해는 1차 대전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대표하여 매장되기 위해 신분을 확인할 수 없었던 유해들 가운데 선발된 것이라 한다.
최근에는 다이애나 비의 장례식(1997),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2022), 찰스 3세 대관식(2023) 등 영국 왕실의 주요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