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기
1년간의 프리랜서 생활을 접고 월급이 들어오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매달 같은 날짜에 같은 금액이 들어온다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물론 워크로드는 훨씬 많아졌지만 말이다. 그동안 매달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게 수입과 지출이 들쭉 날쭉했다. 버티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안정이 찾아왔다. 첫 월급은 일한 날이 얼마 안 돼 그렇게 많지 않았고, 이제 제대로 된 월급이 들어왔다. 월급날은 10일.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고 가장 먼저 생활비 통장에 50만 원을 넣었다. 관리비, 보험비 등등은 제외한 우리 가족 (그래봤자 딸과 나 둘뿐, 남편은 영국에) 생활비를 이제 정해진 한도 내에서 다시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소비생활은 조금 느슨해졌다. 너무 견디기 힘든 날이 많아서 때로는 외식에 기대기도 했고 작은 텀블러를 사기도 했다. 책을 많이 산 달도 있었고 아이의 옷에 많은 돈을 쓴 달도 있었다. 이제는 이곳에서의 삶이 안정되었고 다시 글을 쓸 만 큰 마음이 회복되었다.
그래서 이제 마음을 정돈하며 소비생활을 정돈해 보기로 한다. 늘 그랬듯이 시작은 간단하게 해보려 한다. 한 달에 생활비 50만 원 쓰기. 내년에는 집도 사야 하고 여러 가지 할 일이 많아서 최대한 저축과 투자를 늘리려고 한다. 한 달에 50만 원으로 잡은 것은 일주일에 10만 원이면 넉넉할 것 같고 혹시 몰라 10만 원을 더했다. 경조사등이 있거나 서울을 오갈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말이다.
13일에 아이의 생일이 있어서 그때 선물과 케이크를 준비하느라 지출이 커서 15일인 지금 벌써 잔액이 42만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주에는 좀 더 냉장고 파먹기도 하고 팬트리도 비워봐야겠다. 야심 차게 연초에 구입했던 가계부도 꺼냈다. 뭐 앱을 보면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매일 소비를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정돈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하나도 쓴 돈이 없다. (와우) 점심은 회사에서 일주일에 한 번 식대가 나와서 서브웨이 샌드위치 4개를 한 번에 주문했다. 이번주 점심은 모두 해결이다.
사실 일을 하다 보면 너무 바빠서 아이의 저녁을 주문해 줄 때가 많은데 이제는 최대한 집에서 해주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아이가 늘 주문해 달라고 하던 가락국수가 있는데 최소주문 맞추려면 너무 비싸고 항상 남아서 쿠팡을 뒤져서 최대한 비슷한 맛으로 주문해서 오늘 끓여주었다. 다행히 입에 잘 맞는다고 하여 앞으로 주문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아이가 좋아하는 당면 만두만 찾으면 될 것 같다.
이번달에 만약에 40만 원으로 살아지면 다음 달 예산은 40만 원으로 줄여보려고 한다. 혹시 모자라면 55만 원으로 늘려보려 한다. 궁상떨지는 않지만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나머지는 최대한 저축과 투자를 해보려 한다.
지난 1년은 잘 버틴 것에 의의를 두고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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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쓰는 서박하입니다. :)
잘 지내고 계셨지요. 얼마 전 한강 작가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창작욕구가 타올라 뭐라도 써야지 하면서 며칠을 생각하다 이렇게 스리슬쩍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찾아올게요!
그럼 평안하고 아름다운 가을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