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iss Loxia 2.4/85
삶은 녹녹지 않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신경 써야 할 것은 한 두 뿐이겠느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즐거움을 향해 걸어간다. 그 즐거움이 짧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큰 힘을 주고 있기 때문.
취미로 사진 찍는다면 급하다는 마음을 접어보는 건 어떨까? 그 급한 마음 느긋한 마음으로 변화시켜 보자. Zeiss Loxia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손으로 직접 렌즈를 돌려가면서 초점을 맞아보세요. 그다음은 걱정하지 마시고요. 놀랍고 아름다운 결과는 제가 도와드릴 테니까요.‘
일상 속에 카메라로 진심을 담을 수 있는 날과 시간은 짧다. 그렇다고 급한 맘으로 마구마구 찍어 본들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 따라서 여유가 모자라다 해도 급하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진심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 급하다는 마음을 눌러주는 방식이 뭔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 사진에 필요한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던 자가 Zeiss다. 그리고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에게 MF 전용 렌즈를 보여준 렌즈가 Zeiss Loxia다.
그중 Zeiss Loxia 2.4/85는 준망원 렌즈다. 보통 특정 사람을 찍는 용으로 사용하는 화각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일종의 압축으로 야외의 모습에 담기 좋다.
자동 초점이 꼭 필요한 순간은 있다. 예를 들어 가까운 곳에서 빨리 날아가는 새들은 AF가 꼭 필요하다. 움직임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대상은 수동 초점으로 어렵다. 심지어 꽃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어디로 얼마나 불어줄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런 결과 사진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수도 초점으로 찍어보자. 초점 맞추기 위해 렌즈를 돌리는 순간 초점 맞는 부분으로 확대해서 보이게 된다. AF로 사진을 찍을 때와 반대다. 자동 초점으로 찍은 후에 혹시 하는 생각에 사진 결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원하는 곳에 제대로 초점 맞췄는지 확인하기 위해였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다음 컷으로 다가가는 시간을 합쳐봤을 때 MF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수동 초점에 익숙해졌을 때 그렇다.
Zeiss Loxia 렌즈는 대부분 작다. 2.4/85는 망원이기에 그중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무겁다. 그러나 일반적인 렌즈보다 확실히 작다. 큰 카메라와 렌즈였을 때 부담스러움이 나올 수 있는데 이 렌즈는 그렇지 않다.
최대개방 F2.4는 모자라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아주 어두운 밤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 더불어 가까이 찍었을 때 흐림은 충분히 좋다. 85mm이기에 조금 먼 곳에 초점을 맞아도 앞뒤 흐림은 적당히 나타난다.
Zeiss Loxia 렌즈의 놀라운 장점은 왜곡 문제가 거의
없다는 것.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AF렌즈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왜곡 문제를 수정해 주고 있다. 그 덕에 렌즈가 가벼워졌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실제 존재했던 것이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Zeiss Loxia 렌즈야 말로 가장 안심해도 되는 렌즈라 볼 수 있다.
사진 찍는 순간이 즐거운 이유는 단순하다. 그 순간은 지나가더라도 찍은 사진은 영원히 남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하기에 사진 찍는 순간의 즐거움과 결과 사진까지 안심해도 되는 렌즈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즐겁다. 그리고 그 셔터 직전, 직접 초점을 맞추는 시간고 즐겁다. 초점 맞은 곳의 앞 뒤가 어떻게 흐려지고 어떤 보케가 생기는지 까지.
EastRain. 2024. 6. 6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Zeiss Loxia 2.4/85는 대여했습니다.
:: 본 원고는 제품과 원고료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