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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토닥 Aug 18. 2023

남의 인생을 빼앗을 권리

[절망편] 당신의 불행에 타인을 해칠 권리는 없다.



※ 해당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고, 의학적or법리적 내용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외출이 무서워진 요즘 

최근 한 달간 대한민국에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졌다.

;OO동 칼부림, OO역 묻지마, OO동 너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이 시간, 우리 주위 사람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최근 방영된 드라마 <악귀>를 빗대어 '사람들에게 악귀가 씌었다.'라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짓이라는 걸 뜻하기도 한다.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는 '어쩌다 이런 끔찍한 일이... 저쪽으로는 발길도 하지 말아야지...'였지만 연쇄적, 무차별적으로 여러 곳에서 사건발생하면서 '나도 언제든 당할 있는 일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출처 : 드라마 <악귀> 포스터


그날 이후 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인적이 드문 주차장에 갈 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 때, 행색이 수상한 사람을 볼 때, 손에 뭔가를 쥐고 있는 사람을 볼 때면 바짝 긴장하고 계속해서 주위를 살피는 버릇이 생겨났다. 


특히 아이가 곁에 있을 땐 아이의 어깨를 꽉 붙잡고 내 몸 앞에 붙여서 걷게 했고, 언제든 내 몸으로 아이를 감싸 안을 준비를 해야겠단 생각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쇼핑몰에 방문했다 경찰분들이 배치되어 있는 걸 보고 식겁한 일도 있었다.


이 땅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연달아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니 '방범', '호신'과 관련된 용품들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칼을 들고 달려드는 사람에게 대응하는 방법 등을 검색해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도망가라. 맞설 방법은 없다.'라는 글은 나를 절망하게 만들었고,

'에이 설마 이거 쓸 일이 있겠어?'라는 생각도 차츰 변해갔다. 


이전에는 '원한을 품은 면식범에 의한' 또는 '우범지역'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향하는 걸 보고서는 알 수 없는 무력감과 이유 없는 공포를 느꼈고, 이런 자들을 하루빨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흔적도 남지 않게 없애버려야 하지 않나 라는 분노까지 일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를 인권으로 보호하는 이유 

하루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 중, 범죄자의 신상정보 및 머그샷 공개 논란 관련 뉴스가 방송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그 뉴스를 듣자마자 격앙된 목소리로 "인간이 아닌 놈들한테 인권을 들이대는 게 무슨 법이냐?"라며 남편에게 열변을 토했다.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에게 인권(人權, 인간의 권리)이 어디 있으며, 그들의 권리가 어찌하여 피해자들의 권리보다 우선시되느냔 말이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피해자의 신상이 먼저 공개되는 일도 있었다.)


타인의 인생을,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부숴버리고 망가뜨린 자들에게 어찌도 그리 자비로울 수 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신의 불행에 타인을 해칠 권리는 없다.

가해자들의 심문 내용을 보다 보면 이런 내용들이 자주 등장한다.

정신병을 앓고 있다.

마약을 투약했다.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이 중 진짜인 경우도 있고, 감형을 목적으로 거짓을 흘리는 자들도 있는데 

거짓으로 정신병이나 마약 중독을 주장하는 자들의 '비겁하고 졸열한' 변명에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


오히려 그런 거짓 증언들로 매일 힘겹게 질환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분들을 모욕하는 것들에게는 감형(減刑)이 아닌 무거운 가중처벌(加重處罰)을 내려 따라 하는 자들이 없게, 그런 거짓을 입 밖에도 내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불우한 가정환경.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분명 쉽지 않은 생이고 그렇기에 누군가를 올곧게 자라지 못하게 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불행했다고 나의 불행이 범죄의 변명거리가 되어줄 순 없다.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이들에게도 아무런 잘못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디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햇볕 쨍쨍한 대낮에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공격을 당해 죽을 거라 생각을 해본 적 없이 자라왔다. 

그래서 최근 발생하는 끔찍한 일들이 더욱 충격적이었고, 나를 패닉에 빠지게 만들었다.

지인들은 요즘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인류애를 상실하고 있다", "불신지옥에 빠졌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계속해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내일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

.

일개 시민인 난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에서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강경한 대안책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죄는 처음에는 손님이다.
그러나 그대로 두면 손님이 그 주인이 되어 버린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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