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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토닥 Oct 14. 2024

여행이 알려준 '쉼,'의 의미

[세상편]  우리 모두는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여행의 힘 : 세로토닌 분비

지난 여행을 다녀온 지 6개월 만에, 우리는 세 식구 짐을 큰 캐리어 하나에 꽉꽉 담아 공항으로 향했다.

이미 익숙한 길이지만, 공항에 도착할 때마다 자동으로 솟구치는 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의 힘.

설레는 맘으로 수속을 마친 뒤, 우리 가족은 6박 7일의 여행길에 올랐다.


지난 반년 동안 몇 평 안 되는 작은 진료실에서 끊임없이 환자를 봐 온 남편도,

서재에 틀어박혀 몇 시간이고 의자에 앉아 글을 써온 나도,

유치원과 학원을 톱니바퀴 돌듯 열심히 오가던 7살 난 아이도,

간만에 여행에 신이 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우린 다른 세상에 도착해 있었다.


여행의 색깔 :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고 처음 몇 번의 여행은 오로지'관광'과 '쇼핑'에 초점을 맞췄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낯설었기 때문에 그 순간의 모든 걸 한국으로 돌아갈 때 전부 가져가고 싶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마음에 담기보다는, 사진을 찍고 물건을 사는데 급급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여행지를 다니며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일에 익숙해지자 내가 추구하는 여행의 색깔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이끄는 공간이 있다면 그곳으로 먼저 향했고, 휴대폰을 들어 카메라로 찍는 시간보다는 눈으로 직접 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쪼개어 바쁘게 돌아다니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 속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행의 깨달음 : 같은 시간, 다른 세상 속 우리들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안일을 하고, 서재 내 방 의자에 앉아 글을 쓰고 있을 시간들.

때로는 그 시간들이 너무 무료하고 지겹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가 별 의미 없다 생각했던 그 시간 동안, 비행기로 불과 몇 시간 떨어진 또 다른 세상에서는 사람들은 각자의 환경 속에서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분명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데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내 나라에서 무겁게 짊어지고 있던 일상생활에서의 압박감들이 순식간에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말 그대로 수많은 걱정거리들이 별것 아닌 사소한 일처럼 느껴진 것이다.

조금만 다른 시선에서 내 삶을 관망해 보면, 그것들이 사실 그리 크게 중요하거나 걱정할 일이 아닌 것들이었다.


순간, 나는 차마 말로 설명할 없는 해방감과 편안함을 느꼈고, 물건이나 사진이 아닌 이 순간의 감정과 다짐을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의미 : '쉼,' 그리고 생각

이 모든 과정은 일상을 살아가는 내게 '쉼,' 그리고 '생각'을 가져다 주었다.

내 시간, 내 사람들, 그리고 내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되찾아 주었고, 그렇게 다시 한번 행복과 감사함 속에서 살아갈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처럼 일상에서의 압박과 무료함에 지쳐 있다면, 어디든 좋으니 "여행을 떠나보라"라고 꼭 추천해주고 싶다.




여행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간접 체험으로 YOUTUBE에서 실시간 CCTV로
디지털 여행해 보는 것도 추천!

 

[실시간 Times Square CCTV]
[가끔은 NASA Earth LIVE도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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