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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글 광고 하는 여자 Feb 22. 2023

대표가 빌런, 그의 허술한 광고 세계관

회사 대표들이 아직도 자주 저지르는 구글애즈 악수(惡手)

한국에서 네이버 광고는 자타공인 슛터이자, 골게터이다. 네이버 광고의 ROAS((return on ad spend, 광고비 대비 매출액)는 일반적으로 300% 이상이다. 메타와 카카오도 특정 잠재고객에 대해서는 에이스다. 그렇다면 구글애즈는? 구글애즈의 ROAS는 구글애즈 전체 광고주의 상위 10% 정도 되어야 겨우 150% 정도다. 구글애즈 계정 300개 이상을 대행, 컨설팅한 필자의 경험에서 그렇다.  


반면, 똑같은 광고예산을 썼을 때, 노출과 클릭에서 구글애즈의 반의 반이라도 따라오는 광고 플랫폼은 없다. 구글애즈는 노출이라는 광고의 전통적 미션에서 단언컨데 최고다. 한국에서도 그렇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구글애즈가 엄청난 노출과 클릭으로 능수능란하게 만든 골 찬스를 만들면 슛까지 구글애즈가 마무리하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골대 근처에 자리 잡고 기다리는 네이버 검색에 패스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쇼핑 카테고리에서는 아마존이 네이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다.)


한국 광고주는 구글애즈의 이런 어시스트를 거의 눈치 채지 못하고, 네이버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네이버가 구글애즈의 도움을 받는다고? 혹시 네이버, 구글애즈, 메타, 카카오 등 광고 플랫폼의 구도가 다음과 같지 않은가? 광고주는 전환이라는 골대를 세우고, 각 광고 플랫폼에 슛기회를 공평하게 준다.


"슛 성공률이 네이버가 가장 높다. 메타도 그만 하면 됐다. 카카오와 구글애즈는 실력이 형편없다. 카카오와 구글애즈는 선수 목록에서 제외한다. 그만큼 네이버와 메타에 슛 기회를 더 준다. 전환 성과가 높은 매체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요즘 세상에 누가 눈 먼 광고를 하는가! "


내가 회사 대표인데, 내 얘기다 싶다면 큰 일 났다. 회사 대표가 빌런이다. 위의 플레이가 농구라고 생각하는가? 농구 코트와 농구 규칙을 흉내냈지만, 저것은 농구 경기가 아니다.



농구 경기는 5명이 한다. 그것도 상대팀과. 상대팀 선수는 5명인데, 우리팀은 단 둘이 해야 효율이 최고라는 감독... 경질감이다. 그런데 앗! 회사 대표는 그게 안 된다. 회사 대표는 교체를 할 수가 없다.


네이버 검색의 전환율이 높은 이유를 우리는 다 안다. 한국 사람이 지갑을 열까 말까하는 결정의 순간에서 마지막 액션은 거의 언제나 네이버 검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 활동은 자연발생하지 않는다. 필요가 생기든, 길에서 보든, SNS에서 보든, 지인에게서 듣든.. 검색 전에는 보고 듣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 경험에서부터 기회를 만들려고 그렇게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SNS가 핫한 것이다.


그런데, 블로그 상위노출이 안 되어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얼마 없어도, 유튜브 채널 운영이랄 만큼 영상이 많지 않아도 사용자 여정에 끊임 없이 관여할 수 있는 광고가 구글애즈이다. 견물생심의 견물 단계를 구글애즈가 만들면 생심 단계에 네이버 검색이 등판하여 득점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자연스럽다. 이 작전은 구글애즈와 네이버 뿐 아니라, 메타와 네이버, 메타와 구글애즈, 네이버와 카카오, 카카오와 구글애즈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광고 플랫폼들이 서로 볼을 패스하고 슛 찬스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자가 슛 실패한 볼을 리바운드해서 역공을 하기도 한다.


아직도 어떻게 구글애즈와 네이버가 서로 한 경기를 뛸 수 있는 건지, 네이버가 다른 광고들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래도 이해하기 힘든 대표도 있을 것이다. 네이버에 메타 광고가, 카카오 광고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광고가 나오는 자리만 보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는 사람을 보자. 입장을 바꿔 사용자로서 우리가 보는 광고를 생각해 보자. 인스타그램을 할 때는 메타 광고만 보고 네이버 콘텐츠를 소비할 때는 네이버 광고만 보게 되지만, 우리가 인터넷으로 하는 활동에는 메타와 네이버 말고도 많다. 우리의 인터넷 활동은 다양하고 메타, 네이버, 카카오를 제외한 우리가 머무는 인터넷 공간 어디에나 있는 광고가 구글광고다.


이러한 인터넷 활동을 하면서 보게 되는 그 수많은 광고 중에서 어느 플랫폼의 광고를 클릭할지 모르지만, 일단 클릭해서 우리 사이트(쇼핑몰)을 방문하기만 하면,  그 방문자의 로그 데이터는 우리 농구팀의 볼과 같아 진다. 각각의 광고 플랫폼들이 마침내 서로 패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위의 그림에서 농구 공의 갯수는 몇 개일까? 우리 사이트(쇼핑몰) 방문자 수 만큼이다. 그 농구 공의 주요 공급책이 구글 애즈인 것이다.


구글애즈가 어떻게 네이버 광고를 돕는지 이제 좀 그림이 그려지는가?!  사용자 여정 중 탐색 단계에서 유튜브 광고를 시청했던 사용자가 전환 단계에 이르러 네이버 검색으로 우리를 다시 만났을 때, '아~ 여기 나 알아!' 하면 다른 경쟁 광고들은 닭 쫓던 개 되기가 쉽지 않겠나?


이제 광고 담당자에게 구글광고를 지시한다. 광고담당자가 묻는다. 구글애즈는 광고 종류가 많은데, 뭘 얼마씩 할까요?


"일단 다 1만원씩 해봐"


또 틀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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