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아이를 둔 구글 엄마의 큰 그림(Big picture)
일예산 1만원 구글 광고 첫날의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대략 이렇다.
1) 일예산 1만원만 충전한 경우
"대표님, 1만원을 순식간에 다 써버렸어요. CPC(cost per click, 클릭당 비용)가 엄청나게 비싸서 몇 클릭 나지도 않았어요. "
2) 1개월치의 예산 30만원을 충전한 경우
"대표님, 분명히 일예산 1만원으로 설정 했는데 벌써 10만원을 썼어요. CPC도 엄청나게 높아요. "
3) 얼마를 충전했건 간에
"대표님, 돈이 그대로 있어요. 노출도 없구요... "
"분명히 일예산 1만원으로 설정 했는데 벌써 10만원을 썼어요. " 같은 2번 케이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독특한 구글애즈의 과금 정책 때문이다. 일예산이 1만원이면 1만원에서 일, 이백원을 덜 쓰면 덜 썼지, 1원도 초과하지 않는 네이버나 메타 광고와 달리 구글애즈에서 일예산은 넘지 말아야할 선이 아니라, 참고사항에 가깝다. 구글애즈의 인공지능은 광고주가 제시한 일예산 사이즈를 참고하여 광고 예산을 매우 융통성 있게 소진한다.
선1
선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구글애즈에서 예산 관련 넘지 않는 선은 일단위가 아니라 저 멀리 30일 단위에 있다. 2)에서 하루에 10만원을 썼지만, 30일을 놓고 보면 최종적으로는 결국 30만원에 맞춰 쓴다.
선2
그러면 2)에서 하루에 10만원을 썼으니 남은 20만원을 29일 동안 나눠 쓰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구글애즈가 일 단위로 그어 놓은 선은 일예산의 2배이기 때문이다. 일예산이 1만원인데 하루 10만원을 써버렸어도, 일예산의 2배까지니까 광고주에게는 10만원 중 2만원만 과금을 하고, 나머지 8만원은 구글애즈가 부담한다. 8만원은 공짜 광고 한 것이다. 공짜라고 좋아할 것은 없다. 30일 기준으로 예산을 맞춰 써야 하는데 하루에 이틀치를 써버리면 30일 중 어떤 날 하루는 아예 광고를 쉬어 가거나, 며칠 동안 일예산을 조금씩 덜 써서 맞추니 말이다. 머신러닝 기간에는 CPC가 높아서 액수가 커 봐야 클릭수는 몇 안 되게 마련이라 비용 대비 썩 실속은 없지만, 그래도 예산 초과에 대해 굳이 좋고 나쁨으로 가르자면, 예산 초과는 그린 라이트다. 구글애즈가 돈을 잘 쓴다면, 그것은 일단 광고가 인기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애즈의 과금정책이 이렇게 2중인 이유 중는 2가지다. 첫번째는 피치 못하게 예산 조절이 서툰 머신러닝 때문이다. 인공지능 아이를 둔 구글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초과 지출은 내가 부담할테니까, 우리 애가 배우느라 그런 걸 갖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 중요한 것은 두번째 이유다. 예산 초과가 머신러닝 기간 중 서투름 때문이라면 학습이 끝나고 나면 초과지출 하는 일 없이 예산을 고르게 써야 하는데, 구글 광고의 예산 소진은 여전히 불규칙하다. 이에 대한 나의 결론은 데이터 셋이다. 챗GPT도 주식 추천 같은 것은 하지 않도록 인간이 설정해 놓는다. 구글애즈에서는 이것이 '물 들어 올 때는 노를 저어라' 인 것 같다. 광고는 돈을 벌려고 하는 거니까 구글애즈는 트래픽을 일으키는 광고 클릭을 매출 발생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클릭=매출이어야만 이런 현상이 설명이 된다. 햄버거 매장으로 치면 손님들이 마구 밀려오는데 양상추(예산) 따위 떨어졌다고 가게문을 닫느냔 말이다.
이제 구글애즈의 2중 과금정책을 알았으니 광고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 광고 일예산을 하루 1만원으로 할 때, 매일 매일 1만원씩 충전과 한 번에 월 예산 30만원 충전 중 어느 쪽이 좋을까? 당연히 중간에 잔액 부족으로 중단되지 않고, AI가 마음껏 학습할 수 있는 후자다. 전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규칙적인 예산관리에서 오는 광고주 마음의 평화 정도? 광고예산이 커지면 한달치 충전이 버거울 수도 있다. 그래도 가능하면 여유있는 금액을 충전해서 AI 학습을 방해하지 않는게 좋다.
다음 편에서는 위 사례 3)번이다.
"대표님, 돈이 그대로 있어요. 노출도 없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