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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댚 Dec 26. 2021

#2. 하산 준비 시작합니다.

- 창업을 고민하는 직장인이 꼭 생각해 볼 3가지

목적, 생존자금, 정신력

그냥 하산하시게요?



1. '자, 하산하자!'라고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하산 준비는 시작됩니다.


2. 하산 준비를 준비하는 직장인이 꼭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아래 3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목적 : 왜 하산하려는 것인지, 하산 후 무슨 산을 왜/어떻게 타려 하는 건지
     2) 생존자금 : 하산 후 일정 기간 동안 버틸 최소비용(3년 추천)
     3) 정신력 : 하산 후 새로운 산 등반 전까지 어느 산에도 소속되지 않음을 견딜 수 있는 멘탈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 미생 -


3-1. 목적부터 생각해봅시다. 나는 왜 하산하려는 걸까요?
- 지금 오르는 산이 맘에 안 들어서?
- 아니면 더 높은 산을 오르고 싶어서?
- 더 높고 멋진 산의 [산지기] 타이틀을 가지고 싶어서?
- 많은 수의 등반객이 벌어다 줄 입산 비용으로 부자가 되고 싶어서? 


3-2. 새로운 산을 타려는 이유가 분명하다면 이제는 그 산을 어떻게 타실 건지 고민해야 할 시간입니다. 
맨발로 탈건지 혹은 좋은 장비와 함께 탈건지, 함께 등산할 멤버가 시작부터 함께 하는지 혹은 내가 이미 빠꼼히 아는 산이어서 혼자서도 충분한지 등을 말이죠.


4-1. 그다음은 생존자금입니다. 지금의 나는 '회사'라는 곳에 소속돼서 어찌 되었든 간에 매월 따박따박 통장에 일정 금액의 돈이 꽂히고 있습니다. 소속이 없어지는 순간, 작든 크든 나의 생활을 책임져주던 월급은 더 이상 없습니다. 퇴사 후 바로 창업으로 연결되고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그러지 못합니다. 창업까지 버티는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또 창업 후에도 내 월급을 가져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4-2. 심지어 대표 월급을 가져가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대출을 받아서라도 직원 월급을 줘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생존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최소 생존자금에는 월세, 보험료, 공과금부터 휴대폰비, 식비, 교통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조사비 등이 간간히 발생하는 기타 비용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약 3년 정도 버틸 생존자금을 마련해 두고 퇴사했습니다. 


5-1. 마지막은 정신력입니다. 회사라는 소속이 없어지는 순간 나는 그냥 자연인이 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소속 없는 나를 소개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명함의 필요성은 퇴사 후 제대로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는 소속된 곳이 나를 대변하고 기억하게 하는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나'라는 존재만으로 나를 기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5-2. 사람들이 '일 그만두고 요즘 뭐 해?'라고 했을 때 '나 창업 준비해 or 나 00 창업했어'라고 말하는 것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퇴사 후 창업 전까지 적()이 없어지는 이 기간을 버틸 정신력, 그리고 창업 후에도 존재감 없는 나의 회사를 나의 소속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정신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6. 위의 3가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창업에 대해 디테일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무작정 '퇴사하고 창업해야지'는 굉장히 무모한 시도입니다. 


7. 아이템을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사용할 시장과 고객이 누구인지, 어떻게 수익을 낼 건지 고민해야 합니다. 


8. 게다가 저처럼 소셜 벤처를 생각하신다면 풀고 싶은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고, 사업을 통해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를 통한 소셜 임팩트는 무엇인지 등 사업 진행방향의 북극성이 되어 줄 소셜 미션을 반드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소셜 미션이 옅다면 사업을 하는 내내 내가 하는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물론 사업하면서 미션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요즘 ESG/소셜이 트렌드니까 소셜 벤처를 창업해야지'는 그닥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9. 아이템과 시장/고객, 수익모델까지 대략적으로 구상했다면 빠르게 준비해서 바로 실행해 볼 수 있는 작은 테스트를 실행해 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걸 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 합니다. 
(몰라도 됩니다.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본 사업 시작 전 시행할 베타 테스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베타 테스트가 버그/오류에 대한 확인의 절차라면, MVP는 이 사업의 가능성에 대한 검증 절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0. MVP는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해 봐야 합니다. MVP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피드백을 듣고, 그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여 수정된 MVP를 재시도하며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이 이 시장에 맞는지, 진정 고객이 원하는 게 맞는지 확인해 보는 작업을 걸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이 더 구체화되거나 혹은 피봇(Pivot)이라고 하는 사업 아이템/방법의 전환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11. 개인적으로 MVP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템에 대해 고객과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고 또 내가 과연 이 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자신감과 실행력을 가늠해보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만약 내 아이템은 1:1 대면 영업이 아주 중요한데 나는 사람을 만나 말하는 게 너무 두렵다? 이걸 MVP 때 확인하고 검증하여 대면 영업이 아닌 아이템으로 피봇 할 것인지 혹은 대면 영업이 가능한 다른 누군가를 영입해서 이 문제를 풀 것인지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12. 하지만 무조건 MVP의 결과가 전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한 이론을 현장에서 검증해 보고 고객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듣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부분) MVP 시 발생하는 고객의 의견에 100% 좌지우지하면 내가 생각하는 사업의 방향이 완전 반대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MVP 고객이 향후 내 아이템의 진성 고객이 될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당연히 고객의 의견은 진지하게 듣되, 사업 목적 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고객 피드백을 아이템의 개선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3.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퇴사 전 최소 6개월 정도는 출퇴근을 제외한 시간과 주말의 여유 시간을 투자하여 사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퇴사 후 시작해야지'는 너무 늦습니다. 사전 준비를 하게 되면 지금이 때가 아니라거나, 창업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14. 스텔스 창업이 인기입니다. 퇴사 전 충분히 준비했더라도 창업은 정말 어렵습니다.(저 역시 퇴사 전 2년을 준비한 아이템을 제대로 출시하지 못하고 피봇 했어요.) 부디 충분한 사전 준비와 빠른 MVP 실행을 통해 아이템의 반응과 가능성을 보고 하산하시길 바랍니다. :)



### 오늘의 결론 : 퇴사 후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쉽지 않습니다. 퇴사 전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 무엇을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

- 초반을 버틸 생존자금 준비

- 이 모든 걸 버티도록 나의 정신력 사전 체크

- 내 아이템의 MVP 실행과 사업 준비를 위한 퇴사 전 여유시간 투자



To be continued-

#3. 하산해도 될까요?

- 창업에 대한 자기 확신과 주변의 지지

- 최소 3년을 버틸 수 있는 생존자금



회사 10년 다니다 퇴사한 창업가 개인의 경험사로,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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