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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May 20. 2024

이야기 미술관/이창용 지음/whale books

  -외로울 땐 독서

-우리가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던 ‘읽는 그림’에 대하여


‘읽는 그림’이라는 부제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림을 보지 않고 읽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미술은 나완 상관없어!라는 생각은 아직 자신만의 미술 취향을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일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미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데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먼저 ‘고전주의’와 ‘현대미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술은 크게 인상파를 기준으로 ‘고전주의’와 ‘현대미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고전주의 그림은 ‘읽는 그림’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구이며, 수많은 오브제는 어떠한 도상학적 의미를 갖는지 하나하나 해석해 나가며 그림을 읽어야 합니다(...)
 반대로 현대미술은 ‘보는 그림’으로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인상파’는 화가가 어떠한 풍경이나 사건을 목격했을 때 그 찰나에 느낀 인상을 화폭에 옮겨 담는 방식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인상’이라는 것은 감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죠. 그래서 인상파 이후로 시작되는 현대미술은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작품 속에 담긴 화가의 감정을 우리가 느끼고 교감할 수 있습니다(...)


 흔히 고전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은 ‘미술 취향이 보수적’,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미술 취향이 진보적’이라고 정의합니다. 보수와 진보는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것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죠. (6~7쪽)


 이렇게 설명을 해주니 미술이 어쩐지 훨씬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전시나 미술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박물관에 대해 이렇게 알려주었다.


 루브르 박물관은 1848년 이전에 제작된 작품, 즉 대부분 고전주의 작품으로 채워진 장소입니다. 반대로 오르세 미술관은 1848년 이후의 작품들로 채워진 대표적인 근대미술관이죠. 이에 미술 취향이 고전주의인 사람들은 자연스레 오르세보다는 루브르에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8쪽)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미술의 종류와 박물관에 대한 설명을 아주 친절하게 해 주었다. 덕분에 미술에 대한 초보적인 개념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영감의 방, 고독의 방, 사랑의 방, 영원의 방으로 나누어 독자들을 안내한다.


 영감의 방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 앙리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입맞춤>,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등 많은 명작들이 소개된다.


 고독의 방에서는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 카라바조의 <바쿠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피에타> 등이 소개된다.


 사랑의 방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피는 아몬드 나무>, <자화상>,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마르크 샤갈의 <이삭의 희생>, 장 프랑수아 밀레의 <기다림>, <수확하는 사람들의 휴식>등이 소개된다.


 영원의 방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한국에서의 학살>,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 폴 들라로슈의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등이 소개된다.



 각각의 방에서 소개된 그림들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들이 곁들여져서 잘 차려진 작품들의 향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을 미리 알고 박물관에 가서 그림들을 만난다면 더 좋겠지만, 책에 실린 그림과 그에 관련한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말 그대로 배우는 즐거움이었다.

 미술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도 이렇게 하나씩 알아간다면 언젠가는 작품들이 내게로 다가와 귀엣말을 해줄지도 모르겠다.

 ‘어서 와, 만나서 반가워!’라고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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