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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쏭 Aug 06. 2024

배우지 못하는 MZ

MZ가 두렵다는 X세대의 핑계

우리 회사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직장생활 10년 이상 시니어들이 그 이하 주니어들에게 노하우를 나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냥 던져진 주니어들은 무작정 부딪히며 앞선 사람이 미리 알려줬다면 굳이 다치지 않아도 됐을 상처를 입으며 달려간다. 앞선 사람의 지혜에다 젊은 사람의 새로운 기운이 더해지는 게 아니라, 앞선 사람이 그 지혜를 얻기 위해 한 노력과 시간을 반복한다. 회사가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시니어가 주니어를 터치하지 않는 이유는 무섭기 때문이라고 한다. 갑질방지법 전후로 출간된 '90년대생이 온다'는 제목의 책이 정의한 90년대생에 대한 이미지와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세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그 이유다. 선배가 조금이라도 지적하면 참지 않고 윗선에 고발하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복치라서 쉽게 퇴사할 것이라는 편견. 심지어 그 편견을 깨기 위해 더 기성세대처럼 꼰대화 된 90년대생들마저 Z세대에 대한 편견을 읊는 실정이다.


회사에 소속된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공유 및 전수해주지 않는 건 연봉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SNL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선배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귀에 아이폰을 꽂으며 일한다는 MZ 세대를 둘러싼 루머는 실체 없는 환상이다. 그런 인간이 있을 뿐이다. X세대가 같은 행동을 하면  그 인간이 이상한 거고, MZ세대가 하면 MZ가 이상한 게 되는 거야 말로 이상하다.


오히려 MZ야 말로 배움과 성장에 대한 갈증이 가장 큰 세대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MZ들은 회사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퇴근한 뒤 자기 계발을 추가로 하는 세대다. 회사에서 더 빨리 배워서 더 빨리 승진하겠다며 야근도 기꺼이 했던 과거 세대와 달리 회사생활에서 갈증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은 투잡, 쓰리잡까지 하는 지금이다.


아주아주 옛날 사람들도 "요즘 것들은..."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MZ를 배제하는 X세대들도 한때는 오렌지족 등 윗세대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던 20대를 살았다.


그들의 핑계는 둘째 치고, 그럼에도 그들이 신입사원을 가르치도록 하지 못하는 회사 시스템이 더 문제인 건 맞다. 적어도 신입사원을 그 직전 신입사원이 가르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데 그 선순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MZ 입장에서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기 앞서 선배들이 야속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후배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데, 양쪽에서 함께 다가오는 조직문화가 형성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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