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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snghwn Nov 22. 2021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아주 당연하게도, 우리는 깨어있는 순간을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깨어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이 꿈이고, 오히려 잠들어 있는 시간이 현실이라면? 아마 누군가는 꿈을 더 꾸고 싶을테고, 또 누군가는 삶을 더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영화는 그런, 단순해 보이는 가정 하나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래와 과거가 만나 현재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우리는 영화를 본 건지 꿈을 꾼 건지 잘 모를 기분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도대체 어디쯤인가.


심플해보이는 이 질문에 사실 답은 없다. 통속의 뇌 이야기처럼, 우리는 우리보다 고차원의 것에서 우리를 생각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답을 굳이 찾지 않는다. 오히려 경계의 모호함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자꾸만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 꿈 속으로, 꿈의 비극으로부터 도망쳐 현실로 오가는 것이다.


결국 삶이든 꿈이든 뭐든 간에, 우리는 우리의 인지 안에서 여러 이야기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과라는 것도 하나의 분기일 뿐이다. 꼭 해피엔딩이어야 하냐는 반문은 그런 의미었을 것이다.


그러니 꿈이든 현실이든 그 중간 어디서 헤매든 좋다. 과거의 당신과 미래의 당신을 많이 만나, 언제고 후회없을 이야기를 한 번 써보는 것. 그게 전부지 않을까.





전문가가 아니라면, 종종 영화를 스토리나 예술적 완결성과는 동떨어진 관점에서 판단하곤 한다. 소위 분위기로 기억되는 영화들 말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그 분위기로 기억되는 영화다. 뭔가 아련한. 다소 뻔하기도, 밋밋하기도 한데 듣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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