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타드 추천
취미 발레를 시작한 지 어느덧 반 년. 아직은 초급반 수업을 듣는 발린이지만 장비 욕심은 고급반 수강생 못지않다. 많은 발린이들은 공감하겠지만 처음 수업을 들을 때만 해도 몸에 딱 붙는 레오타드를 입는 게 민망했다. 그래서 그냥 일반 운동복을 입고 할까 고민도 했지만 어느샌가 매일같이 발레복 쇼핑몰을 구경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예쁜 레오타드와 스커트를 보면 구매욕구가 샘솟아서 당장이라도 결제버튼을 누르고 싶지만 레오타드의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것. 유명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8만 원 이상이고 고가의 레오타드는 20만 원이 넘어간다. 아직 발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0만 원 이상의 레오타드는 구입해본 적이 없지만 후에 고가의 레오타드를 구매하게 된다면 돈이 아깝지 않은 레오타드를 구매하고 싶다.
그래서 ‘친환경 레오타드’를 검색해 봤다. ‘SMK’라는 브랜드의 정보가 떴고, 이곳에서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발레복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환경 레오타드가 있다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는 많은 발린이들에게 얼른 소개하고 싶어졌다.
SMK는 댄스웨어 및 애슬레저룩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친환경 소재 사용과 제로 폐기물로 지속가능한 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SMK에서 판매하고 있는 발레복들은 100% 비건이며, 옷 한 벌이 판매될 때마다 1,000원을 동물권행동 카라(KARA)에 기부도 하고 있다. SMK에서는 오가닉 코튼, 텐셀, 에코닐, 재활용 폴리에스터 등을 사용하여 발레복을 만들고 있는데 내가 관심 있게 본 소재는 바로 에코닐(ECONYL®)이다.
에코닐(ECONYL®)은 오래된 어망과 버려진 나일론을 재생하여 만든다. 이탈리아의 원사 제조 업체인 ‘아쿠아필(Aquafil)’이 폐어망을 모아 세척한 후 재가공하여 원사를 공급한다. 에코닐 원단은 튼튼하고 주름이 잘 가지 않아 옷의 변형이 적고 품질 손상 없이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재생 나일론을 사용했을 때, 석유로 만들어진 옷감을 쓸 때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약 80% 감소한다고 한다.
최근 탑텐에서도 그렇고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옷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에코닐을 이용한 옷은 처음 보기도 했고 또 발레복에 접목했다니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소재: 겉감 78% 폴리아미드(재활용)+22% 라이크라/안감 100% 폴리에스테르
가격: 110,000원 / 바로가기
색상: PEACH PINK, BURGUNDY, DARK BLUE, OCEAN
가장 기본적인 얇은 어깨끈 타입의 레오타드로 끈 조절이 가능하여 거스 길이(어깨부터 다리 사이를 한 바퀴 두른 길이)에 상관없이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또한 브라 패드를 넣을 수 있는 내장 포켓이 있어 BP가 드러나는 것에 민감한 사람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발레를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형태의 레오타드를 많이 입어봤지만 제일 실용적인 레오타드는 바로 얇은 어깨끈 타입의 레오타드였다. 앙오 자세(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를 할 때 소매가 말려 올라갈 일도 없고, 무엇보다 긴팔이나 반팔의 워머와 함께 입을 때 코디가 쉽고 편하다. 반팔 레오타드에 워머를 입게 되면 어깨와 겨드랑이 부분의 옷이 두 겹이 되어 팔 동작이 불편해진다.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은 얇은 어깨끈 타입의 레오타드. 가격이 조금 무섭지만 에코닐 소재가 탄탄하다니까 가격만큼 오래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소재: 100 % ECONYL® (재생 폴리아미드)
가격: 55,000원 / 바로가기
색상: BORDEAU(BURGUNDY), CORAIL(PEACH PINK), PÊCHE(PEACH), CAYENNE(PEPPER), BLEU FONCÉ(DARK BLUE), YELLOW, ARMY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상부터 딥하고 우아한 색상까지 다양한 컬러가 있는 에코닐 소재의 발레 스커트.
일반 발레 스커트와 달리 허리끈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입고 벗기가 가능하다. 사실 허리끈을 묶는 게 그리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수업에 지각한 날에는 후딱 입을 수 있는 스트랩리스 스커트가 딱이다. 수업 중간에 끈을 고쳐 맬 필요도 없고 말이다. 물론 시폰 소재의 발레 스커트가 주는 하늘하늘한 감성은 따라올 수 없겠지만 쉽게 구김이 가고 뾰족한 것에 걸리는 날엔 바로 안녕이기에 막 들고 다니기 좋은 튼튼한 스커트가 한 개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시폰 스커트의 비침을 안 좋아한다면 에코닐 소재의 스커트는 비침에 신경 쓰지 않고 동작을 마음껏 할 수 있어 권한다.
하지만 비치지 않는 스커트는 힙 라인이나 안쪽 허벅지가 잘 붙는지 체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제 막 발레를 시작한 발린이들보다는 어느 정도 자세를 잡을 줄 아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소재: 100 % ECONYL® (재생 폴리아미드)
가격: 59,000원 / 바로가기
색상: OCEAN, VIOLET(AMNESIA), ROSE CORAIL(PEACH PINK), YELLOW, LATTE, ARMY
탄력 있는 밴드 처리로 허리에 압박이 느끼지 않도록 디자인 댄스 쇼츠이다. 짧은 길이로 발레와 리듬체조 등 모든 무용 수업에 적합하며 수영복, 짐 웨어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발레 수업을 들을 때 쇼츠를 자주 입는데 시폰 스커트보다 관리가 쉽고 속옷에 신경이 덜 쓰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레오타드는 골반 가까이 올라오는 하이레그 제품이 많기 때문에 시폰 스커트와 입을 때 속옷이 레오타드 밖으로 튀어나올까 봐 계속 신경써야 하는데 팬츠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리고 매번 스팀 다림질을 해야 하는 시폰 스커트와 달리 팬츠는 대충 접거나 둘둘 말아서 가방에 넣으면 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그날에는 쇼츠만큼 편한 게 없다.
다만 보통의 무용 쇼츠들은 레오타드처럼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딱 달라붙는 제품으로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 있지만 SMK의 에코닐 쇼츠는 허벅지가 딱 붙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몸을 잡아주는 기능은 없다. 하지만 허벅지 둘레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허벅지 살툭튀가 신경 쓰인다면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SMK에서는 에코닐 소재 외에도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웜업 팬츠나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쇼츠와 레깅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것 외에 남은 소재를 재활용하거나 오래된 제품을 돌려받아 또 다른 아이템을 만드는 등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잠깐 소개해보겠다.
SMK는 ‘에코쿠폰’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SMK 제품을 사무실로 보내주면(배송비 고객부담) 다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20% 할인 쿠폰을 지급해준다.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재구매가 망설여질 수 있는데 다시 새 제품을 구매하기에 딱 좋은 제도인 것 같다. 수거된 제품은 업사이클 의류 또는 SMK만의 패키징으로 재탄생하거나, 기부된다고 하니 SMK제품을 구매했다면 이 점을 잊지 말자!
그리고 SMK는 남은 원단을 업사이클링한 핸드메이드 파우치 포장으로 배송에만 사용되고 버려지는 패키징 웨이스트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제품 결제 시, ‘보자기’라는 추가 선택 사항이 있는데 선물포장 옵션과 같은 것으로 1,000원을 추가할 경우 마찬가지로 제작 후 남은 원단을 활용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핸드메이드 보자기를 만들어준다고 한다. 보통 선물포장을 추가할 경우 2,000원~3,000원가량의 금액이 발생하는데 1,000원의 적은 금액으로 포장도 되고 덤으로 보자기도 얻을 수 있다니! 혹시라도 레오타드나 발레용품을 선물할 일이 있다면 뜯자마자 버려지는 포장 대신 재활용 보자기를 선택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