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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만아웃사이더 Aug 06. 2022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

10살 고양이 딸기의 이야기

 새로운 쉐어하우스로 이사를 했다. 이 새로운 집을 고른 이유 중 9할은 플랫 메이트가 키우는 고양이가 있어서였다. 이름은 차오메이, 딸기라는 의미다.  


 딸기는 유달리 내 방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문을 열고 나가면 꼭 내 방문 앞에서 내가 문을 열길 기다리고 있다. 만약 늦잠을 자거나 해서 조금 늦게 문을 열면 한참을 야옹야옹하며 잔소리를 내뱉는다. 


새벽이면 꼭 내 방으로 들어와 본인 전용 자리에 눕는 딸기


 딸기는 올해로 10살이다. 사람 나이로 따지면 이미 55살이 훌쩍 넘었다. 그래서 딸기에게선 나이 든 고양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야옹야옹하는 목소리에서는 갈라짐이 쉼이 들린다. 잠이 많고 장난감을 봐도 심드렁하다. 딸기를 위해 샀던 장난감들은 이미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딸기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열면 갈라짐이 가득한 목소리로 냐옹 거리며 자연스레 내 방에 들어와 내 곁에 앉는다. 그렇다고 내 살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는다. 사람이 좋지만 그래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참 고양이스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꼭 내 곁에 와서 이렇게 앉아있다.


 딸기는 치즈 고양이다. 듣기로는 치즈 고양이 중에서도 흰색 털의 비중이 많으면 성격이 더럽다는데, 딸기의 털은 90%가 주황색이다. 그래서인지 딸기는 성격이 좋다. 사람에게 안겨도 큰 반항이 없고 쓰다듬는 것도 허락해준다. 


 딸기는 괄사를 좋아한다. 괄사를 들고 얼굴 근처에 가져다 대면 먼저 머리를 내민다. 그리고 살짝 힘을 풀고 부드럽게 머리를 마사지해주면 따듯한 숨과 함께 골골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고양이와 함께 산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람들이 고양이를 키우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고양이만의 부드러움, 우아함, 그리고 온기에 나의 마음마저 말랑말랑해진다. 하얀 장갑을 낀 듯한 발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렇게 귀여울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비록 나와 딸기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날은 1년밖에 되지 않지만,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아껴줘야지. 딸기가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사랑스럽고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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