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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알라 Oct 24. 2024

월요병이 사라진 필테선생님의 인생조언

1년 남짓 기구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다.

나의 선생님은 50대로 대학생 자녀 두 명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나의 선생님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MBTI가 E로 시작할 거라 확신될 만큼 늘 힘이 넘치고 쾌활하시다.


하지만 열정의 아이콘인 선생님도 피해 갈 수 없는 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월요병'.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수업에서 9월부터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 첫 타임 수업으로  변경하고 난 뒤 알게 되었다.
월요일 오전 10시의 선생님은 다른 요일과 조금  달랐다. 표정이 비교적 어둡거나 무표정이고, 온몸에 힘이 빠진 듯 생기가 없으시다. 농담을 좋아하시는 분인데 운동 내내 단 한 번의 농도 없었다.


내 느낌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선생님께 물어봤다.     "선생님도 월요병 있으세요?"


"그 병 없는 사람도 있어요?" 




 이번 주 월요일 아침은 이전과 다르게 하이톤의 인사와 함께 선생님이 나를 반겼다.

  "왔어~? 주말 잘 보냈어요~? 완전 가을이다 그렇지?"


 누가 봐도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은 굉장히 밝은 목소리로 들어줄 사람을 기다렸다는 듯 선생님은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있잖아, 세미나가 있어서 주말에 서울에 다녀왔거든?  세미나는 토요일 오후 3시간 정도인데 친구랑 놀려고 1박 2일 호텔 예약까지 하고 다녀왔잖아. 서울숲 가봤어? 와~ 거기 엄청 좋더라~ 예쁘고~ 진짜 어디 해외 놀러 온 기분이었잖아."


 세미나 참석 겸 다녀온 서울 여행의 여운이 가시지 않으신 듯 들떠있는 선생님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감정은 공유되는 게 맞다.


 "선생님 엄청 좋으셨나 봐요. 다른 월요일이랑 다르네요."


 "어! 엄청 좋았어! 진짜 너무 예쁘더라, 나중에 서울 가면 꼭 서울숲 가 봐."


 "다음에 서울 가면 저도 꼭 가볼게요."


 "나도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 지 얼마 안 됐어, 재작년에 막내 대학 보내고 이제 애들한테 손 덜 가게 되고 2년 정도? 그런데 지금 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었나 싶어. 그러니 지금 여기저기 많이 다녀. 얼마나 좋아, 자유로운 마흔의 지금이."



내 선생님은 50대의 대학생 자녀 두 명을 둔 엄마이다.

내 선생님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MBTI가 E로 시작할 거라 확신될 만큼 열정적이다.


열정의 아이콘인 선생님도 피해 갈 수 없는 병이 있다.

운동시간을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 첫 타임으로 변경하고 난 뒤 알게 되었다.







 



 이번 주 월요일 운동 시간에 맞춰 학원으로 들어갔다.

 "왔어~? 주말 잘 보냈어요~? 완전 가을이다 그렇지?"

 평소의 월요일과 다르게 목소리가 굉장히 밝은 선생님의 안부인사가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있잖아, 세미나가 있어서 주말에 서울에 다녀왔거든?

 세미나는 토요일 오후 3시간 정도인데 친구랑 놀려고 1박 2일 호텔 예약까지 하고 다녀왔잖아.

 서울숲 가봤어? 와~ 거기 엄청 좋더라~ 예쁘고~ 진짜 어디 해외 놀러 온 기분이었잖아."


 지난 주말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월요일 아침까지 들떠있는 선생님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감정은 공유되는 게 맞다.

 "선생님 엄청 좋으셨나 봐요. 다른 월요일이랑 다르네요."

 "어! 엄청 좋았어! 진짜 너무 예쁘더라, 나중에 서울 가면 꼭 서울숲 가 봐."


 "나도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 지 얼마 안 됐어,

 재작년에 막내 대학 보내고 이제 애들한테 손 덜 가게 되고 2년 정도?

 그런데 지금 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었나 싶어.

 그러니 너도 지금 마음껏 누리고 살아.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그 자유를 만끽하면서 말이야."


예전엔 어른의 조언이 와닿지 않았다.

'그건 어른님 생각이시고~'라는 마인드가 깔려있었다.

마흔이 된 지금,

토씨 하나 안 놓치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듣는다.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세상의 경험은 그 어느 것보다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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