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페 매니아라면 클리어해야 할 10가지 닥터페퍼
닥터페퍼 어디까지
마셔볼 수 있을까?
무리에서 닥터페퍼를 마시는 사람들은 언제나 튀기 마련이다. 언제나 음료를 마실 때마다 "그건 무슨 음료야?", "닥터페퍼를 왜 마셔?" 등 명절 어른들의 입시, 취업, 결혼 체크 같은 질문들을 맞이한다. 다행인 점은 그런 질문이 기분 나쁘지가 않다는 것이다. 닥터페퍼 팬들에게 닥터페퍼를 마시는 이유는 23가지가 넘거든.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닥터페퍼 마시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드러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마시즘은 닥터페퍼 팬들과의 만남을 대비하여 '세상에 있는 모든 닥터페퍼'를 알아본다. 닥터페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 녀석들은 성지순례 같은 음료가 될 테니까.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닥터페퍼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특정한 지역(PC방이나 일부 자판기 혹은 닥페러가 운영하는 식당)이 아니면 구할 수가 없던 레어템이었다. 이제는 편의점 어디에서도 볼 수 있고 <미국 탄산음료 판매량 2위>에 오른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닥터페퍼가 모두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다. 유명세에 속아서 마셨다가 독특한 맛에 놀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하지만 입맛에 맞다면 아래의 닥터페퍼들도 사랑할 수밖에 없으니 계속 읽어보자.
2024년 여름을 겨냥하고 나온 닥터페퍼의 빠다코코넛 버전이다. '닥터페퍼 크리미 코코넛'은 닥터페퍼에 부드럽고 달콤한 코코넛의 향미를 더했다. 그 임팩트가 굉장히 강해서 일반 닥터페퍼를 마실 때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문제는 굉장히 미국스러운 맛이라는 것. 부드러우면서도 무게감이 있고 달콤한 이 느낌이 좋지만, 상큼하고 청량함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빠다코코넛이 아닌 빠다의 느끼함만 느낄 수 있다.
닥터페퍼 스트로베리 & 크림은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사람도 좋아할 만한 요소를 많이 가졌다. 체리 뉘앙스가 강한 닥터페퍼의 중심이 '딸기'를 가지고 재편되었다. 게다가 부드러운 크림소다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가벼운 탄산음료를 마시는데도 딸기우유 사탕을 마시는 듯 친숙한 맛이 난다. 마치 크라운산도랄까?
보통 이렇게 다채로운 맛들은 한정판으로 출시되지만, 이 녀석만은 닥터페퍼의 정규 라인업에 들었다. 그래서 그런데... 한국에도 팔아주면 아, 안 되겠지?
이름만 봐서는 '닥터페퍼는 원래 체리맛 아니야?' 싶을 것이다. 하지만 닥터페퍼 매니아들에게 주의해야 할 2가지 말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닥터페퍼는 체리맛 아니야?'다. 닥터페퍼는 체리를 포함한 23가지 재료의 향이 섞인 복합적인 음료니까. 그걸 의식하듯 나온 것이 각을 잡고 나온 체리맛 '닥터페퍼 체리'다.
닥터페퍼 체리는 닥터페퍼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맛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항상 주변의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려면 설명을 구구절절 붙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니까 일단, 닥터페퍼는 원래 체리향이 아닌데 이것은..."
탄산음료를 맛있게 먹는 의외의 방법 중 하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띄워 마시는 것이다. 닥터페퍼 크림소다는 마치 닥터페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탄듯한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탄산음료다. 오묘한 닥터페퍼 향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라니!
부드러움은 얻었지만, 향은 아쉽다. 닥터페퍼 특유의 향이 줄어든 것은 아쉬워하는 찰나... 그것은 답이 아니라고 동료가 말했다. 탄산음료에서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려고 한 게 잘못된 것 아니냐고.
다이어트 닥터페퍼. 짧게 DDP라고 불리는 이 녀석은 무려 칼로리가 '제로'인 닥터페퍼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미 '닥터페퍼 제로 슈가'가 있지 않냐고 물을 수 있다.
항변하자면 닥터페퍼 제로 슈가는 '닥터페퍼 오리지널'의 맛을 따라가는 유사품 같은 음료라면, 다이어트 닥터페퍼는 독립적인 맛을 추구하는 음료라고 보는 게 좋다. 닥터페퍼 오리지널을 따라 한다기보다, 특유의 가벼운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한 느낌이 들어가 있다.
체리가 아닌 블루베리 같은 베리맛이 강화된 닥터페퍼다. 전체적으로 '닥터페퍼 체리'를 먹었을 때만큼이나 새콤한 과일의 맛이 잘 도는 닥터페퍼라 인기가 좋다.
문제가 있다면 한정판이라는 것. 더 문제가 있다면 주로 출시되는 시기가 영화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 쥬라기 공원... 이 녀석들의 속편은 나와야 닥터페퍼 다크베리가 나올 텐데. 이 음료에 맛을 들여버리면 닥터페퍼를 위해 영화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를 한탄할 수 있다.
미국 대학풋볼리그 플레이오프를 맞이하여 나왔던 '버번위스키'향의 닥터페퍼다. 가뜩이나 미식가들의 음료로 소문난 닥터페퍼에서 위스키 향을 느낄 수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가득 가졌던 닥터페퍼다.
문제가 있다면 기대감을 가져도 살 수 없는 음료라는 점. 닥터페퍼가 해당 시즌 제안하는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상품으로 받을 수 있는 '비매품 닥터페퍼'다. 심지어 한정판이라 재출시의 기약이 없는 상황. 이제 이 녀석을 맛보기 위해서 인류는 타임머신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지난해가 버번향이었다면 올해는 '매운맛 닥터페퍼'가 나왔다. 닥터페퍼 핫 테이크다. 마찬가지로 미국대학풋볼리그 플레이오프 때 한정출시되었으며, 미션을 해결해야 받을 수 있는 제품이었다. 생긴 것은 HOT6이지만, 매운맛이 느껴지는 닥터페퍼라니 참을 수 없잖아!
....라고 마신 사람들 중 일부가 '참을 것을!'이라고 후회한 점이 있는 것 빼고 완벽한 음료다. 안 그래도 독특한 맛의 닥터페퍼인데, 가장 독특한 맛을 구현한 제품이 아니었을까?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 주인공이 병콜라를 계속 원샷하는 장면이 있다. 어렸을 때는 그것이 콜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닥터페퍼의 옛날 버전이었다. 검프... 너 맛잘알이었구나. 심지어 이 녀석은 사탕수수를 직접 쓴 '리얼 슈가' 버전이잖아?
영화 속의 소품 중 하나로 등장한 것 같은 닥터페퍼 병은 사실 판매를 하고 있긴 하다. 닥터페퍼의 고향 텍사스에 있는 '닥터페퍼 뮤지엄'에 가면 이걸 구매할 수 있다. 병... 하나를 위해 저기까지 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옛 버전의 닥터페퍼를 만나러 텍사스에 가보자.
사람도 음료도 비슷한 것이 있다. 평범하게 매일 마주치는 음료들도 세상에 보면 참 다양한 버전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세상에 여러 음료들이 있지만 지금 내가 당장 마시고 있는 음료가 가장 맛있는 행복을 준다는 점이다. 다만 닥터페퍼 매니아인 마시즘은 언젠가 이 녀석들을 모두 섭렵해야겠지. 그날이 오기까지 버번향, 핫테이크, 병...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