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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 베지밀 너마저!

#신상털이_베지밀 말차 블랜딩 소이, 베지밀 커피 블랜딩 소이

by 마시즘

고백하겠다. 음료계의 거목이자 아가페적인 음료 사랑을 보여주는 나에게도 어린아이의 피망처럼 꺼려지는 음료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베지밀'이다. 태어나서 베지밀을 1병 이상 마셔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은 그 베지밀을 마시게 될 것이다.


그것은 새로 나온 말차 베지밀 때문이다. 말차의 열풍이 베지밀에까지 미치다니 궁금하지 않은가? 마침 몇 개월 전에는 커피 베지밀도 나왔기에 둘 중에 하나를 리뷰해 보자며 마시즘 유튜브 커뮤니티에 투표를 올렸다. 둘 중에 가장 많은 투표를 얻은 베지밀을 마셔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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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6천 명이 참여한 투표는 50:50 동률을 이뤘다. 뭐야 2개 다 마시라고?



커피우유의 탈을 쓴 '베지밀 커피 블랜딩 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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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베지밀 커피를 리뷰해 본다. 풀네임은 '베지밀 커피 블랜딩 소이'다. 이 녀석은 CU에서만 팔며 베지밀 답지 않은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베지밀에 커피라니! 생각해 보면 굉장히 그럴듯한 조합이다. 카페라테에 우유를 두유로 바꾼 메뉴가 딱 이렇잖아?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베지밀 커피 블랜딩 소이의 맛은 카페라테보다는 편의점이나 마트에 파는 커피 우유의 느낌이다. 커피의 향미보다는 달콤한 맛이 더 돋보인다. 함께 마신 동료의 평가로는 '스카치 캔디'의 맛이라고. 그렇게 말하니까 굉장히 매력적인데?



카페에서 파는 것 같은 '베지밀 말차 블랜딩 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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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베지밀 말차, 아니 풀네임 '베지밀 말차 블랜딩 소이'다(그렇다. 멋짐의 이유는 바로 이 긴 이름 때문일 것이다). 최근 말차 붕어빵, 말차 맥주... 각종 괴상한 말차 음식과 음료가 나오지만 베지밀 말차는 나름 근본 있는 녀석이다. 과거부터 '베지밀 녹차'가 한정판으로 나왔다가 단종되고, 나왔다가 단종되고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맛은 어떨까?


색깔만 푸르뎅뎅한 게 아니라 말차 가루를 아낌없이 넣었다. 쌉쌀한 말차의 끝맛이 베지밀에 가득 담겨있다. 카페에서 파는 말차라떼를 먹는 것 같다. 나에게 좋지만, 여러분에게 아쉬운 점은 마시는 과정 내내 두유 특유의 담백함과 걸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그냥 우유로 만든 말차라떼를 맛보는 것 같다.



가내수공업 베지밀 커피&말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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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나면 6천 명의 투표자들이 아쉬워할 수 있다. 베지밀을 더 사서 직접 커피 베지밀과 말차 베지밀을 만들어 보았다. (그렇다. 오늘은 베지밀을 하루에 4종이나 마신 기념비적인 날이다.)


맥심을 탄 베지밀의 경우는 굉장히 그럴듯했다. 커피의 느낌이 강해서 살짝 달콤한 라떼를 마시는 느낌이다. 가루녹차(... 가 말차다)를 탄 베지밀도 굉장히 별미였다. 쌉쌀하지만 묵직하게 느껴지는 베지밀의 달콤함과 고소함이 좋았다.


하지만 완제품으로 나온 원작 커피 베지밀과 말차 베지밀은 사제로 만든 것에 비해 목 넘김이 훨씬 가볍다. 커피 베지밀의 경우는 확실하게 달콤하고, 말차 베지밀은 훨씬 쌉쌀 텁텁하다. 아마도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 맛을 강하게 낸 것이 아닐까?



더욱 다양한 베지밀의 세계를 위해


베지밀 커피, 베지밀 말차 모두 나름 나쁘지 않게 만든 베지밀임이 분명하다. 커피뿐만 아니라 초코 베지밀, 딸기 베지밀 등이 나와도 좋겠구나 싶었다(그것이야 말로 베지밀 라빈스 31!).


물론 나의 취향을 뛰어넘는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음에 신선한 맛의 베지밀이 나온다면, 또 투표를 올리게 된다면 나는 베지밀을 찾아 편의점으로 가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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