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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Dec 12. 2020

겸손

에세이-데이트랜드


겸손_겸손이 미덕이던 시대는 끝났다.

이 세상은 이미 충분히 소란스럽다.
작은 목소리가 들리기에는 세계가 너무 크고 사람은 많다.
스스로 실체를 드러내지 않으면 존재조차 잊혀지는 게 이 시대다.

게다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이가 남을 존중하기는 어렵다.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예에 어긋난다는 옛 선인들의 금언이 나온 이유다.
서방에서는 당당한 자를 오히려 명예롭게 여길 정도다.

그럼에도 아직도 겸손이 필요할 순간이 있다.
말이 앞서고 실체가 없어 허풍이 되는 순간 그는 사람의 신뢰를 잃는다.
하고 싶은 말을 참는 찰나, 허세를 피하고 절제를 발휘할 때 믿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참는다는 것은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잃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학과 절제, 허풍과 당당함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어려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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