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웹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신 Aug 14. 2020

못하는 일(페이톤,공주의 패트런)

씀-꽁트


못하는 일_오직 ‘검’만이 할 수 있는 전부다.

만약 못하는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거의 모든 것이다
걸음마를 하기도 전부터 ‘페이톤’은 검을 쥐고 숨을 쉬며 잠을 잤고 밥을 먹었다.
전장을 누비며 적군을 돌파했고 무수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일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아무리 이겨도 제국은 여전히 혼미했고 백성은 도탄에 빠져 있었으며 죽음은 도처에 자리했다.
권태와 절망에 빠져 방랑하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아홉 공주의 패트런, 주교 파르마를 만나게 된 것은 그 즈음의 일이다.
파르마는 성직자인 주제에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와 쾌락을 누리며 권세를 다투면서도 오히려 민중에게 인기를 끄는 이상한 자였다.
아마도 인간을 습격하는 ‘악마’와 유일하게 맞서는 고위 성직자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파르마는 페이톤에게 수도로 갈 것을 권했다.
혼탁한 세상일수록 오히려 중심에 답이 있다고 한 것이다.
믿은 것은 아니나 따로 갈 길도 없었다.

페이톤이 ‘아드리아’의 살롱에 출입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페이톤에게 살롱은 실로 신세계였다.

바로 이 살롱에서 페이톤은 제국의 수도에서 시작된 미스터리한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괴로움(슈론,대공전하의 사건수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