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건, 삶이 무한하지 한다는 걸 알게 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불완전은 자기 존재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 어떠한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자멸의 시간을 갖곤 한다. 이 모든 것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결국 '실패'는 아니기에 대부분 극복해 나간다. 그런데 인간은 배움을 통해 스스로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또 그만큼의 자기만족 기준이 조금씩 올라간다. 어찌 보면 경이롭지만, 결국 암울하다. 나는 종종 진지한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취미'를 가져보라 한다.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생존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행복이라는 허상을 실존케 하는 몇몇의 노력 중에서 가장 쉽고, 유익한 것들 중에 '취미'만큼 탁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미가 낚시일 땐 얘기가 조금 다르다. 사회적 통념이 가지고 있는 '낚시'는 취미가 아닌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한량' 그 어딘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낚시가 각광을 받고 있다. 내세울 근거는 없지만 오직 주관적인 체감으론 분명 떠오르는 취미임에는 분명하다.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즐길거리가 줄어들었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할 만한 것들이 대부분 축소됐기 때문이다. sns 상에서도 낚시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미디어 매체나 셀럽들도 한몫했다. 하지만 여전히 낚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는 아니다. 하기로 마음먹는 것부터, 어쩐 장르의 낚시를 할 것인지, 얼마큼의 비용을 들여서 어떤 장비를 갖출 것인지 등등. 여러모로 시작하는 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더군다나 곁에 누군가 있다면! 이를테면 배우자나 연인이 있다면 이를 반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므로 시작하기 앞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취미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한다면 앞만 보고 내지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모든 난관을 겪고서 낚시를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선 묘한 동질감이 있다고 믿는다. 바다는 무한하고, 낚시는 그 드넓은 시선을 향해 내리꽂는 삶의 유한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동력이다. 낚싯대를 한번 던지면 웬만해선 앞을 향한다.
언젠가 낚시가 많은 대중들 앞에서 건강한 취미로 인식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