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는 잘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암을 발견하고 무사히 수술해서
이렇게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굽고,
그림을 그립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죠.
늘 아등바등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나를 채찍질하며 달려왔던 시간들.
그러다 뜻하지 않은 사건과 맞닿게 되니
모든 게 참 무의미하게 느껴지더군요.
나는 언제나 이렇게 젊고
건강하게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터무니없는 착각.
그 날들에 대한 경고 덕분에
이제 나는 진정한 자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더 행복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