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Eun Nov 08. 2022

몸이 무너질 때.

일기.

새롭게 시작했다.

처음엔 의기양양하게 난 잘해내겠다는 마음가짐하나로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너무 힘들어졌다.

작심삼일이 이런데서 나오는 말인가 싶었다. 

하루에 열 번씩 깬 날도 있었고 

잠을 아예 못 잔 날도 있었다. 

꼭 해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너무나 아팠다. 

응급실에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예상외의 말을 들었다.

입원해야된다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오늘은 검사 겸 외래진료를 받고 왔다.

그동안 무언가 두려웠다.

몸이 아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잠도 못자는 나날들이 더욱 많아졌다.


나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

조급하면서도 두려웠다.

조금 지나고 보니 경고같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 내가 염려하고 있던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얼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인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을 보류해둔 상태다.


이 계기를 통해 느끼고 있다.

내가 제일 중요하다.

이기적인 어투가 아닌, 내 스스로 나를 돌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에게 얘기할 수도 없다. 

이제는 쇠약해진 부모님에게 내가 약해졌다고 얘기할 수가 없다.


그러니,

나는 나를 돌보고 사랑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라우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