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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재 May 17. 2024

인연(因緣)

엄마와 나

인연(因緣)의 사전적 의미
1.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 또는 사람이 상황이나 일,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
2.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인 인과 간접적인 연을 아울러 이르는 말


셀린 송 감독의 <Past Lives>에서는 ‘인연(因緣)’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영화 속에서 감독은 이 단어를 종교적인 개념과 함께 ‘섭리나 운명을 뜻하는 것, 사람들 사이의 관계’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영화 속 주인공인 나영, 해성, 그리고 나영의 남편 아서, 이 세 사람의 인연(因緣)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인연(因緣)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엄마와 나와의 인연(因緣)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일이고,

의도할 수도 없는 일이고,

다만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엄마와 자녀 관계로 맺어진 관계.

뗄 내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50여 년을 거의 함께한 엄마와 나와의 인연.

좋을 때도 있었고, 미울 때도 있었고, 기쁠 때도 있었고, 슬플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엄마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었는데… 엄마가 없다.


하지만,

돌아가신 지 7년,

엄마와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그 빈도와 농도는 점점 더 짙어만 간다.

음식을 하다 가도, 음식점에 가서도, 다림질을 하다 가도, 멋진 카페에 가서도, 아름다운 정원을 봐도,

붉은 장미꽃을 봐도, 예쁜 옷과 액세서리를 봐도, 병원에 가도…

엄마는 늘 내 옆에 꼭 붙어 서서 나를 따라다닌다.

마치 현실 세계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다.


영화 속 해성의 말을 빌려,

‘엄마와 함께 지지고 볶던 생을 전생이라 한다면, 이다음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요!’

라고 엄마에게 약속해 본다.

영화 <Past Lives> 엔딩 장면




“엄마~ 그때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요!”









* 5월 16일.. 우리 엄마(친정 엄니) 88세.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영원한 집, 하늘나라로 가신 날입니다.

보고픈 엄마를 생각하며 5월 17일까지 엄마와의 추억을 그려냈습니다.


* 사진 출처 : 영화 <Past Lives>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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