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뉴질랜드#오클랜드 #뉴질랜드카페 #오클랜드카페 #뉴질랜드커피
하얗디 하얗고 고운 우유 거품, 일명 '벨벳 밀크폼'이 에스프레소 위에 얇게 깔리는 'Flat white'(플랫화이트)의 본 고장.
뉴질랜드(New Zealand)
플랫화이트는 라테에 들어가는 우유의 양보다 적어 원두 본연의 맛을 볼 수 있는 진한 커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벨벳 밀크폼 없이 차가운 아이스커피로 즐기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하얀 우유 아래로 천천히 흘러내리는 에스프레소의 그러데이션은 충분히 아름답다만, 원조 플랫화이트의 매력은 뜨거운 커피 한 잔에서 진하게 느껴볼 수 있다.
플랫화이트의 고향답게 뉴질랜드는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국가이다. 커피의 종류에 따라 밀크폼이나 에스프레소 진하기에 민감하며, 하루에 3-4번은 커피를 마실 정도로 현지인들의 커피 사랑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즐겨마시는 커피는 단연 플랫화이트이지만 모카, 롱 블랙, 숏 마끼아또, 차이 라테, 피콜로 라테 등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 오클랜드의 거리는 카페 거리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의 카페를 보유하고 있다. 교차로 앞에 서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벤치에 앉아서 혹은 그저 걷는 사람들은 언제나 커피가 쥐어진 한쪽 손과 함께이다. 오클랜드에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작은 섬들, '와이헤케', '데본포트'등과 같은 곳에도 예쁜 카페들과 마주하는 것이 일상이다.
뉴질랜드의 카페, 그리고 뉴질랜드의 커피는 어떨까. 열정적인 웃음을 지닌 채 스티밍을 하던 뉴질랜드의 바리스타들에게, 에스프레소와 고운 밀크 폼의 조화로움에게 매번 반했던 뉴질랜드 카페 곳곳을 누비던 순간들을 이 곳에 모았다.
오클랜드 웰즐리 스트리트
주소: 1 Wellesley St W, Auckland, 1010
영업시간: 월, 화: 06:30 am ~ 03:30 pm/ 수, 목, 금 06:30 am ~ 05:30 pm/ 토, 일: 08 am ~ 03 pm
오클랜드 메인 스트릿에 작게 위치하고 있는 카페, 빈티지스러움이 가득 베인 이 카페는 독서를 하기에도 시티의 모습을 눈에 담고 여유를 갖기에도 제격인 곳이다. 다양한 액자들과 선반 위의 책들이 한쪽 벽에 꽉 차있는 내부는 빈티지스러움이 가득하다.
이 장소에 갈 때마다 조용히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 역시 글을 쓸 때에는 이 공간을 찾곤 한다. 고요함과 활기찬 분위기가 조화로운 공간.
가장 좋은 공간으로 꼽는 곳은 단연, 이 자리이다. 콘센트가 바로 옆에 있을뿐더러 활짝 열린 창 밖으로 시티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이 날 나는 초콜릿 파우더가 올라가는 모카를 주문했다. 예쁜 티 스푼과 함께 나온 모카.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빗소리를 듣고, 해가 뜬 날은 햇빛이 드는 대로 즐기기에 참 좋았더랬다. 카페에서 나와 내가 머문 자리를 바라보니, 아늑함이 가득 담긴 이 자리가 허락된 하루 자체가 예쁘장하다. 조용히 책 한 권을 들고, 정리할 생각을 들고 들르기에 좋은 이 곳은 내 발길을 다시 돌리게 만들 것이다.
오클랜드 피트 스트리트
주소: 8 Pitt St, Auckland, 1010
영업시간: 평일: 07 am ~ 02 pm 주말: 09 am ~ 02 pm
고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나는 이 카페의 간판을 보고 여러 날을 벼르다가 해가 잘 드는 날 들렀더랬다. 딱 해가 가장 높게 떠 있을 시간까지만 문을 열어두는 이 카페에서는 햇살을 맞이하기가 참 좋다.
카페 곳곳에서 고래를 애정 하는 사장님의 취향을 볼 수 있는 장소.
화이트와 블루 컬러로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내부 곳곳에 자리한 깜찍한 식물들이 귀엽다.
이 카페에는 착하게도 'Muffin Combo'가 있다. 라지 사이즈의 큰 커피 한 잔과 함께 나오는 머핀 콤보는 뉴질랜드 달러로 6불, 우리나라 돈으로 5천 원 정도이다. 유독 진하도록 단 게 먹고 싶었던 나는 다크 초콜릿 머핀을 선택했다.
진한 다크 초코 머핀이 주는 기가 막힌 맛으로 당을 한 껏 충전한다. 입 안 가득 단 맛이 돌아 텁텁할 때는 진한 에스프레소 맛이 담긴 플랫화이트가 안성맞춤이다.
아담한 카페 안에 퍼지는 원두의 향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듯한 이 곳이 마음에 들어 바리스타에게 향이 좋다며 괜히 웃어 보였다. 아직 크게 북적이지 않는 이 카페를 알고 있다는 것과 집에서 몇 걸음 옮기면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행운이다. 메인 시티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만큼 한적하고 쉬어가기 좋을뿐더러 플랫화이트의 맛까지 좋으니 말이다.
오클랜드 폰손비 로드
주소: 181 Ponsonby Rd, Ponsonby, Auckland 1011
평일: 07 am ~ 03 pm/ 주말: 08 am ~ 04 pm
폰손비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주택들을 보면서 걷다가 발견했던 파란 문의 카페, 'Fred's'
하얀 벽돌로 된 벽에 하얀 장식장이 있는 이 스폿은 카페에 한참 머물고 싶게끔 만드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거울에 적어 내려간 'Fred's'의 메뉴들은 작은 손 그림과 함께다. 이 곳까지 걸어오느라 조금 더워진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으로 아이스커피를 먹어보기로 한다.
따뜻한 커피의 비율이 높은 뉴질랜드에서 오랜만에 아이스커피를 마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시간이었지만 원두와 신선한 뉴질랜드 특유의 우유의 맛이 잘 어우러져 즐거움을 더하는 중이다.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아담한 카페임에도 자리마다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 가운데에 놓여있는 큰 원목 테이블도, 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창가 앞자리도, 하얀 벽돌을 옆에 둔 작은 자리도.
카페가 문을 닫는 준비를 하는 것을 몰랐다면 더 머물렀을지 모르는 곳이었다. 따뜻하고 아늑한 이 곳을 찾아가 보는 일은 느지막이 해가 저물기 전에 산책 겸, 폰손비를 둘러보다 Fred's의 파란 대문을 찾아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좋은 생각이 번지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오클랜드 뉴마켓 맥콜 스트리트
주소: 11 McColl St, Newmarket, Auckland 1023
평일: 07 am ~ 03:30 pm/ 주말: 08 am ~ 04 pm
오클랜드에서 버스를 타고, 15-20분 정도 떨어진 동네 뉴마켓 역시 카페가 무수하다. 그중, 디저트와 'have here number'가 기억에 남는 카페를 소개한다.
리틀 앤 프라이데이에 들어서면 카페로 올라가는 작은 복도에 나란히 놓인 초록 식물들이 반겨준다. 카페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니 하얗디 하얗다. 이 곳에서 쓰이는 원두는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원두 공급처 중 하나인 'eight thirty coffee'이다.
구경은 잠시 미뤄두고, 유명한 디저트 베이커리로 눈길을 돌려본다. 베이커리 위에는 단색의 공룡 피규어들이 놓여 있다.
소문대로, 바라보는 눈이 그저 행복한 베이커리 종류가 가득 플레이팅 되어있다. 무심한 듯 적어놓은 하얀 글씨 뒤로 화려한 베이커리들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머문다.
주문을 해두고, 기다리는 동안 내부를 쭉 둘러보니, 단골손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무척이나 피어오른다. 각자의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분 좋게 시야에 들어온다.
주문한 라즈베리 초콜릿 케이크가 먼저 나오면서 플랫화이트를 위한 'have here number'를 주는데, 귀엽다. 번호표가 아니라, '돌고래' 피규어다. 그제야 주변 테이블을 보니, 각자 다른 동물들이 귀엽게 놓여 커피를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고래 피규어라니 기분이 좋다.
라즈베리 초콜릿 케이크는 왜 베이커리로 유명한지 체감하게 해주는 맛이었다. 중간중간에 가득 담긴 다크 초콜릿과 라즈베리를 한입에 먹을 때마다 감탄했다. 곧이어 주문한 라테 아트가 예쁘게 올라간 플랫화이트도 나온다.
Little & Friday는 로고가 적힌 예쁜 유리병에 '뮤슬리'나, '작은 쿠기'를 담아 판매하고 있기도 했다.
화장실을 들르러 가는 길에 복도에 놓인 새 하얀 공룡 피규어들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다만, 어딘가 모르게 참 예쁘다.
커피 본연의 맛을 탐방하는 일이 즐겁지만, 오늘 본 이 베이커리들을 한 번씩은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다. 들어선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즐거웠던지라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곳 뉴질랜드에 온다면, 이 곳을 주저 없이 함께할 곳으로 꼽을 것이고 말이다.
오클랜드 그라프턴
주소: 7 Park Rd, Grafton, Auckland 1023
평일: 07:30 am ~ 03 pm/ 주말: 08 am ~ 03 pm
오클랜드 그라프턴에 위치한 'Ceremony(세리머니)'. 깔끔하게 예쁜 'Rocket coffee' 테이크 아웃 잔을 사용하는 커피 맛이 알찬 카페이다. 귀여우면서도 시크한 로켓 커피의 테이크 아웃 컵이 그립다는 핑계가 대고 싶을 때, 자주 가는 카페이기도 하다.
크지 않은 내부는 동글동글한 풍선 같은 전구가 밝혀주고 있다. 가운데에 위치한 길쭉하고 깔끔한 테이블 위에는 바리스타의 손놀림을 볼 수 있는 커피머신 하나가 놓여 있다.
선반 위에 놓인 것들은 디퓨저, 향초. 이토록 향기가 나는 곳에서 또 향기를 판매한다.
샌드 위치와 커피와 함께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항상 가득 차있는 웃음 가득하고 기분 좋은 카페는 7일 내내 활짝 열려있다. 무심한 듯 큰 멋을 내지 않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더 멋스러운 법이라는 것을, 역시 이 곳을 올 때마다 느낀다.
많지 않은 테이블, 놓여야 할 것만 놓여 있는 커피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 처음 세레모니 컴퍼니를 들렀던 날 단골로 삼을 카페를 하나 더 발견했다고 여긴 이유이다.
셰프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언젠가 꼭, 다시 도전해볼 메뉴이다. 아침을 두둑이 먹고 나온 낮에 세리머니의 플랫화이트를 경험해보기로 한다. 밖으로는 공원 벤치처럼 생긴 테라스가 이어져 있지만, 나는 아주 가는 선인장 하나가 있는 자리를 선택했다.
정말 편안한 옷차림의 바리스타는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안부를 물으며, 마지막 평일인 금요일이 바로 오늘이라 신난다며 플랫화이트를 위한 스티밍을 하면서도 여유로운 대화를 이어간다. 보통 뉴질랜드 바리스타들은 커피만 만들지는 않는다. 이렇게 항상 자신의 커피를 마실 그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을 빼먹는 일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원두 회사 중 하나인, 'Rocket Espresso'를 사용하는 이 곳의 테이크 아웃 잔은 사랑스럽다. 카키와 화이트, 너무 완벽한 색 조합이 아닌가.
따뜻한 플랫화이트가 천천히 식을 때까지,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들의 소리와 원두의 향에 빠져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해가 높게 떠 있는 시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이 하얀 간판이 눈이 띈 순간에 지나치지 않은 일은 참 잘한 일이다. 그렇게 마음에 쏙 드는 테이크 아웃 잔에 담긴 로켓 에스프레소의 원두 향이 그리워지는 날에 다시 방문해보기로 한다.
- 오사카 & 교토 카페 여행, #Japan(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