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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sll Mar 03. 2023

[스크랩] 얼어붙은 시간

유빙과 유실과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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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더울수록 고고학 자료가 발견된다

[BBC 사이언스] 제니 오스만 프리랜서 과학 기자_얼어붙은 시간




[기사 발췌]

소 두개골은 한 고고학자 팀이 고개 꼭대기에 남은 유빙의 흔적을 조사하면서 발견됐다. 이를 기점으로 이곳에선 온갖 유물이 발견되었다.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기원전 약 2,000년 청동기시대 초기의 유물을 대량으로 발견한 일이었다.” 구블러가 말했다. “발견된 유물은 목재 상자 하나. 활 두 개. 화살대 조각들. 부싯돌로 된 화사촉 세 개였다.


세계 곳곳의 빙하와 유빙이 녹으면서 고고학자들은 천년 동안 산 위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극적으로 넓힐 수 있었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은 이 일련의 일들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구블러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유빙은 점차 작아졌다. 이제 여름 시기에 이 얼음은 작은 웅덩이가 된다. “고고학자의 입장에선 이런 유물을 발견하는 일이 정말 신난다. ”구블러가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아주 슬프기도 하다. 차라리 유물이 얼음과 눈에 덮인 채로 남아있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움직임이 없는 유빙 안 유물은 한자리에 갇힌 채로 수천 년을 흘러 보내기도 한다. 유물이 얼음에서 드러나는 순간. 바깥공기에 부패하기 전에 보존하기 위해 일각을 다뤄야 한다. 스위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고고학자는 현재 구블러뿐이다.


“이번 해에만 스위스에 남아있는 빙하의 6% 정도가 유실되었다.” 지난 10년간 1년에 평균 2%의 빙하가 유실되어 왔으나, 2022년에는 지난 10년 평균치의 세 배에 해당하는 빙하가 사라졌다. “ 빙하 유실을 세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첫 번째는 강설량 감소, 두 번째는 열파, 세 번째는 사하라 사막의 먼지다. 겨울 강설량이 감소하면서 초여름에 보호 역할을 하는 막이 평소보다 얇게 형성되었다. 그 결과로 눈이 더 일찍 녹으면서 얼음이 노출되었고, 얼음이 평년보다 일찍 유실되기 시작했다. 또 3월부터 5월 사이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를 가로질러 날아온 먼지가 알프스산의 눈을 더럽혔고, 그 결과 더 많은 태양열이 흡수되어 눈은 더 빠른 속도로 녹게 되었다.


빙하학자들은 이번 세기말이면 알프스 산맥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4,000개 정도의 빙하의 95% 정도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인근 지역에 사는 이들의 삶도 위협하고 있다. 빙하는 ‘물의 탑’과 같은 역할을 한다. 겨울 동안 내리는 눈을 저장하고, 여름에 이를 천천히 내보내 식수, 농업용수, 에너지 발전소를 식히는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엄청난 속도로 녹으면서 파키스탄에 위험천만한 홍수가 일어나기도 했다.


녹고 있는 근처의 얼음 속에 또 어떤 귀중한 유물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알프스 전역, 그리고 뢰첸 고개에 기후 위기가 들이닥치는 지금.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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