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비 Jan 19. 2024

커뮤니티 시대 구성요소 1 : 고독

'나'에 대해 책임 질 사람이 '나'만 남게 되었고,
급변하는 세계는 그 책임을 쌓아 고독으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나와 같은 사람을 찾아  커뮤니티를 맴돈다.




우리는 언제 고독함을 느낄까. 

인생에 커다란 변화가 다가옴을 느낄 때,

그 변화를 맞이하는 나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같이 해결해 나아갈 타인이 없다고 느 낄 때,

우리는 고독을 느낀다.


인공지능, 경제위기, 전쟁, 육아, 결혼 등등 수많은 커다란 현실과 현상들이 우리를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간다. 각각의 현실들은 너무나도 커서 현실감이 없지만, 어느 순간 발밑을 보면 그것이 이미 무릎까지 차올라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의 직업 대체성은 내 바로 뒤에 서있고, 끊임없이 들려오던 경제 위기는 피부로 와닿는다. 그리고 나는 이미 결혼해 있다. 


문제는, 이 외에도 수많은 현실의 격변이 맞물려 돌아가며 우리가 적응할 시간도 없이 세상을 휩쓸며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해소할 수 없는 불안감은 우리 머리를 맴돌다, 

어느 날 밤, 바닥 깊은 곳으로 우리를 끌어내리는 고독으로 돌아온다.

해결할 것은 너무 많은데, 우리는 혼자라는 느낌을 느낀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과 그에 점점 휩쓸리는 우리의 나날들이 많아질수록,  이에 대해 깊이 같이 고민하고, 사유하고, 대화할 사람을 찾아 나선다. 혼자서 이러한 불안과 외로움을 견디어 낼 수 없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에 걸쳐,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깊은 고민을 타인에게 털어놓고, 타인으로부터 공감과 이해와 의견을 받음으로써 저절로 그 고민이 해결되는 느낌을 받은 적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가족 혹은 친구라는 이름아래 우리와 비슷한 시기의 겸험과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이 점점 더 없어져 간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기에는 각자가 각자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느낀다. 그래서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결혼을 함으로써 가정에서 가정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은 깨졌다. 형제자매는 없는 경우가 많고 친구들은 각자 너무 다른 삶을 살기에 공감하기도 벅차다. 부모님에게 기대기에는 이미 각자가 살아갈 날들이 벅차다.


그렇기에 우리는 점점 더 1인 가구로 분화되어 개개인이 개개인을 책임지는 시대로, 즉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무한한 감정적 경제적 책임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혼자라는 것은 너무나도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기에, 우리는 나와 비슷한 경험과 고민과 방향을 가지는 '대화를 나누기 좋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 이러한 대화에 대한 욕망은 인터넷이라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 뒤따라오는 비용을 극도로 줄여주는 도구와 만나 '커뮤니티의 시대'를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커뮤니티의 시대'가 누구에게나 열린 오픈된 온라인 기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에게 오픈되고 공유되는 온라인 기반 커뮤니티에서,
소수에게만 공유되고 소속을 유지하기도 힘든
온오프라인 믹스 기반의 닫힌 커뮤니티로 방향을 점차 틀고 있다. 


왜 그럴까.

[서러운 아저씨들 티 클럽 글] 다음에 계속.


.





매거진의 이전글 [괴랄한 기획] 우리는 왜 커뮤니티를 찾아 나서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