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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Jan 16. 2024

[괴랄한 기획] 우리는 왜 커뮤니티를 찾아 나서는가

호랑이가 담배 피우다 심심해서 떡 먹으러 마을 내려갈 때부터


우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공동체 중 하나는 부족이었다. 


그리고 부족의 정의는 공통의 혈연, 신앙, 혹은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지금 우리는 그러한 부족 생활에서 탈피했을까? 


아니면 이런 커뮤니티에 대해 더 갈증을 느끼고 있을까?



송길영 씨의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 모두 핵가족을 넘어 자기 자신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남에게 기대지 않는 핵개인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있어야만 영위가 가능하거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던 일들이 (예 : 빨래) 점점 더 아웃소싱 가능하게 되었다 (예: 런드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너무나 길어진 기대 수명과 낮아진 경제성장률은 가족의 큰 기능 중 하나인 윗 세대에 대한 아랫세대의 봉양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타인을 책임진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귀찮아지는, 혼자 살아도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는 우리와 연결된 관계들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편집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점은, 가족인지와 상관없이, 같은 지역에 사는지와 관계없이, 동일한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우리가 원하는 "좋은 사람"을 찾아 연결되기 너무 쉬워졌고 또 당연하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강제된 관계가 없어짐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성공과 실패, 행복과 고통, 짜증남가 배려를 겪고 또 공유해야만 만들어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짜증 나는 사람과 같이 있지 않을 자유를 획득하였고, 그럼으로써 그 짜증을 넘어 서로가 좋은 사람이 되어가며 만들어질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인내를 가질 필요성 또한 삭제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대화하고 만나고자 하는 "좋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 삶에 대한 태도, 세상을 바로 보는 관점, 지향하는 지점이 적어도 비슷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타인의 긍정을 추구하고,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에 도달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고난 속에서 서로가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바라기 때문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은 삶의 단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 떠날 수 있기에, 내가 가지는 관심사와 삶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할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아 떠돌게 된 것이다. 



즉, 대 커뮤니티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사점에서 내 질문은 시작되었다. 도대체 훌륭한 커뮤니티란 무엇일까. 더 나아가 커뮤니티라는 것의 본질은 무엇일까.


Product Manager로서 잠깐이나마 회사에서 일을 해보면서, 개개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이끄는 근원적인 욕망과 행동 패턴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욕망과 패턴이 하나의 그룹 내에서 서로 섞일 때, 다양한 시너지와 문제가 동시에 생긴다는 것을 겪었다. 그나마 회사라는 강제된 조직 구조 내에서, 싫으나 좋으나 공통의 목적을 위해 상호작용하고 일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 있기에 사람들은 더 좋은 해결책과 대화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커뮤니티라는, 회사처럼 삶에 직접적인 강제성이 (월급 이라던가) 없는 조직은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와 가치를 만들어 나아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커뮤니티라는 것은 지금의 시대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닐까.


그것을 찾아 나아가고자 이런저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서러운 아저씨들 티 클럽 관련 소식 듣기 : https://forms.gle/s88ni4qmyaUdFcT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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