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별 세포들이 모여 이루는 생물학적 시스템이다. 그런 개인과 개인이 만날 때 상호파괴를 넘어 상호협력을 위해 개인 간에 지킬 규칙들을 만든다. 그리고 이런 규칙들의 집합이 서로 만나고, 상호작용하고, 합쳐지며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라고 부른다. 재미있는 것은, 사회가 이루어지면 급격히 증가하는 복잡성과 별개로, 그 무수한 구성 시스템들 간의 상호협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암묵적이며 근원적인 규칙은 보통 5개에서 10개 밖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의 사회가 사회로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근원적인 규칙은 무엇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람은 그 자체로 존업하다'와 '사람에 대한 신뢰'이다. 그렇기 법은 무죄추정의 법칙을 기반으로 하고, 배신이라는 행위를 막기 위해 수많은 법이 만들어진다. 이것들이 사회의 근원적인 규칙인지는 차치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 휘어질 수는 있어도 완전히 지켜지지 않는다면 사회라는 시스템은 붕괴한다. 이와 동일하게, 모든 시스템에는, 더 나아가 모든 업에는 꼭 효과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근원적 룰들이 있다. Supply Chain Management(긍급망 관리)에는 Lead Time의 준수가 그중 하나이다.
일단 공급망이란 무엇일까? 공급망 이란 [생산 → 재고 → 판매]라는 공급 프로세스를 이루는 관계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이다. 이 공급 프로세스는 공급 프로세스 거의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 '판매자'가 어떤 상품을, 얼마나, 어떤 주기로 원하는지에 따라 프로세스 앞단에 위치한 생산자들의 생산 계획이 크게 변동한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예정에 없단 아이폰을 100개 더 생산요청 한다면, 생산자는 1달에 걸쳐 1000개를 만들어야 하는 채찍 효과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좀 더 상세히 설명해 보면, 판매자가 생산자에게 물품을 요청 시 해당 물품이 판매자에게 도달하는 Lead Time, 그리고 그 Lead Time에 근거한 판매자의 물품 요청 주기가 고정적인 패턴을 지니고, 그로 인해 판매자의 행동을 생산자가 예측할 수 있을 때 전체 공급 프로세스의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효율성은 상품들이 품절 일어나는 빈도수와 재고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 자체가 바로 공급망이라는 시스템의 존재 이유이자 성과이다.
이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사실 모든 시스템, 직업, 혹은 과업은 그 구조의 존재 유무이자 다른 모든 구성 파트들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이자 기준이 한두 개 존재한다. IT 서비스에서는 리텐션이라고 하기도 하고, 사회에서는 인본주의 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의 '삶'이라는 하나의 프로세스이자 시스템의 근원적인 규칙을 무엇이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