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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Nov 22. 2024

마케터는 심리학 박사랑 배틀 뜰 수 있어야 할까?



인공지능 덕분에 학습 방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앞으로 사람들을 훨씬 더 현명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커리큘럼이라는 형태로 제공해서, 마치 근육을 키우듯 지식에 대한 이해를 점진적으로 쌓아갈 수 있게 한다.

문제는 여기 있다. 선생님은 한 명의 학생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질문, 우리의 궁금증, 우리의 아이디어 같은 건 고려되지 않은 채로,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솔직히 이 길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만약 우리 옆에,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주고 언제든지 1:1로 알려주는 교사가 항상 붙어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인공지능을 통해 이런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걸 주변에서 많이 본다. 나도 그렇다.

예를 들어 통계나 수학 같은 건 정말 여러 분야에서 쓰이지만, 동시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어떤 수식이나 개념 하나를 이해하려면 그걸 뒷받침하는 기본 개념부터 쭉쭉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초심자 입장에선 그 “기본 개념”이 대체 뭔지조차 감이 안 온다는 거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이런 상황에서 정말 유용하다.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우리가 끝내 그 수식이나 모델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까지 데려다준다.

이전에는 “그냥 알아서 해봐”라는 말을 듣고,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떻게든 배워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마치 사수가 옆에 붙어서 하나하나 비단길을 깔아주듯이 알려주는 느낌이다. 물론 이게 업무에도 도움이 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예전에는 너무 어렵고 접근조차 힘들었던 고급 지식들에 대해 훨씬 빠르고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거다.

결국, chatgpt 같은 도구와 함께라면 누구나 기초과학이나 그 응용 지식을 쌓고 활용하기에 딱 좋은 시대가 왔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앞으로는 회사나 프로젝트에서도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을 넘어서, “그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배경 지식까지 빠르게 흡수해서 써먹는 사람”을 기대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미 기초과학 지식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공부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난다는 거다. 이건 단순히 학습 속도 차이만이 아니라, 그 지식을 배울 때 거리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어떤 궁금증이 생길 때 단순히 인터넷에 떠도는 단편적인 정보를 찾아보는 걸 넘어서, 그 뒤에 깔려 있는 기초적인 과학 지식들까지 한 번 파보는 것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지식을 소비하는 걸 넘어서, 학문의 뿌리를 이해하고, 그걸 실제로 써먹는 데까지 연결되는 것이 앞으로의 다양한 프로젝트의 기본이 되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마케터 및 데이터 분석가는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을 박사 논문 정도는 간단히 쓸 장도로 배워야 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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