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줘
근래에, 정확히 1년 전에 했던 일과 거의 똑같은 테스크를 다시 맡게 됐다. 다른점은 1년 전에는 커서라는 AI 도구를 쓰지 않았고, 이번에는 사용했다는 점이다.
결과는 단순 비교로도 명확했다.
작년보다 테스크를 완료 하는데 든 시간이 약 1/5 로 줄어들었고, 데이터 정합성이 훨씬 좋아졌다.
이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왜 데이터 분석가가 AI와 함께 일할 때, 이렇게 높은 수준의 생산성 향상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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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가의 일을 쪼개보면, 몇 가지 층위가 있다는 것을 알수있다.
첫째, 로직을 정의한다.
유관자들과 논의하며 매출을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매출의 정의는 무엇인가, 그 정의에 맞는 필터링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같은 질문을 차근차근 다듬어 나가야 한다.
둘째, 정합성을 검증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로직을 실제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서브 로직들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하나씩 실행해본다. 그리고 내가 구한 매트릭을 연관된 매트릭과 비교한다. 서로 상식적인 범위 안에서 값이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셋째, 기존 로직과 비교한다.
만약 기존 로직의 수정이라면 결과물 간 차이를 꼼꼼히 확인한다. 의도된 변경만큼만 차이가 발생했는지, 불필요한 왜곡은 없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분석가는 수많은 쿼리를 조금씩 바꿔가며 실행한다.
데이터가 어긋나면 왜 그런지 다시 추적한다.
결국 “조금 실행해보고, 비교하고, 다시 수정하는” 반복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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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스크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변화는 바로 이 실행 단계의 압축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존 로직과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그다음 과정은 커서가 대부분 대신해준다.
쿼리가 어그리게이션 되어 있지 않더라도 괜찮다. "이 두 결과를 비교해줘"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커서는 새로운 쿼리를 짜지 않고 바로 비교 결과를 내준다.
즉, 내가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을 검토할지, 어떤 결과를 기대할지를 선명하게 정의하는 것이고 그 중간의 반복적인 실행과 수정은 인공지능이 빠르게 소화한다.
이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앞으로의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이 기존과는 좀 많이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AI가 맥락을 이해하고 쿼리를 더 정교하게 작성해줄수록 분석가가 맡게 될 일은 단순히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로직 구성, 그 로직을 바탕으로 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와 자동화, 그리고 나아가 업무 기획 자체를 건드리는 역할이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점점 데이터 분석가와 다른 직군의 업무 범위가 겹쳐지고 있다. 이미 알다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