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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경 Apr 04. 2020

런던크래프트위크 (5) 더콘란샵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맞이한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1974년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 일본에 각각 매장을 갖고 있는 프리미엄 리빙편집매장 더콘란샵은 공예, 디자인 및 인테리어 분야 종사자들에게 꼭 가보아야 할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도 2019년 롯데 타워에 콘란샵이 입점해서 주목받았다. 설립자인 테란스 콘란 경은 가구 디자이너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하였고, 이후 기업가로 변신하여 콘란샵 뿐만 아니라 1964년 하이브랜드 리빙샵 해비타트(Habitat)를 설립했다. 그는 또한 런던에 위치한 디자인뮤지엄의 설립자이자 영국 디자인 분야에서 손꼽히는 핵심 오피니언 리더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The Conran Shop)

2019년은 모던디자인의 본산지, 바우하우스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및 전 세계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더콘란샵에서도 LCW 기간을 전후로 하여 이 대열에 합류하였다. 2016년 콘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스테판 브리아스(Stephen Briars)는 루이비통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디렉터로 일하면서 400여개 매장의 윈도우 디스플레이 큐레이팅을 도맡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바우하우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윈도우 설치물은 2월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두 번째로 LCW에 참가하는 콘란은 세계적인 그래픽디자인회사 펜타그램에 2018년 합류한 디자이너 사스챠 로베(Sascha Lobe), 그리고 실크 스크린 프린팅을 표현의 도구로 삼고 활동을 이어가는 그룹 메이크-레디(Make-Ready)와 손을 잡았다. 펜타그램 멤버로 영입되기 전 사스챠 로베는 자신이 운영하던 디자인 스튜디오 L2M3에서 1979년 개관한 독일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뮤지엄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하여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뮤지엄 아이덴티티를 위해 개발된 타입페이스들과 모던디자인 아이콘 이미지를 믹스하여 디자인한 5종 포스터를 메이크-레디가 LCW 기간 내내 현장에 상주하면서 스크린 프린팅 기법으로 출력하는 시연 행사를 진행하였다. 9일 저녁에 열린 디자이너 사스챠 로베의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뮤지엄 아이덴티티 작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무료로 공개된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바우하우스의 영향력이 현재까지 살아 숨쉬는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레디 메이드의 실크스크린 프린팅 시연행사 (사진제공: The Conran Shop)



더콘란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판 브리아스(Stephen Briars)



“더콘란샵의 DNA에서 공예는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로서 더콘란샵은 혁신적인 장인정신과 기술을 지지하는데 항상 그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숍의 설립자 테렌스 콘란 경에 따르면 그가 런던 Central school of Art & Design 학생이었던 시절부터 줄곧 바우하우스의 설립 이념에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심미성과 기능성이 각각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모두를 위해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민주적인 믿음이 그것이지요. 이 이념들은 1973년 더콘란샵이 설립되던 당시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오늘날까지 큐레이팅적인 접근에 있어 중요한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2019년은 발터 그로피우스가 바이마르에서 바우하우스 학교를 설립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존경의 표시로 바우하우스를 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올해를 기념하고 싶었습니다. 이 기획의 한 꼭지로 독일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뮤지엄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작업을 맡았던 그래픽 디자이너 사스챠 로베(Sascha Lobe)와 실크 스크린 프린팅 전문 메이크-레디(Make-Ready)를 파트너로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런던 첼시에 위치한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5일동안 프린팅 시연행사를 진행했지요.  


사스챠는 바우하우스 시절 대표적 디자이너들의 주요 가구5점과 30개의 바우하우스 상형문자를 결합하였고, 메이크-레디는 스크린 프린팅 기술과 알파벳 문자 모양을 활용해서 300개의 독특하고 다양한 에디션 디자인을 숍에서 시연했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LCW 방문객들과 더콘란샵 고객들에게 이 결과물을 한정적으로 판매하도록 했고요.    


스크린 프린팅 시연과 동시에 우리는 성공적인 이벤트를 주최했는데요, ‘사스챠 로베와의 대화’가 그것입니다. 저녁 시간에 우리숍 고객들, LCW 관람객들, 그 외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사스챠의 작업과 영감을 논의하는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칵테일과 음악이 있는 자리였죠. 이벤트 기간 동안 우리 브랜드에 친숙한 고객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새롭게 더콘란샵을 알게 된 이들이 숍에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뿌듯합니다. 우리는 사스챠 로베와 메이크-레디와 함께한 LCW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2019 봄여름 콜렉션을 완성했는데요, 바우하우스와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van der Rohe),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피터 켈러(Peter Keler)와 같은 대표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스챠 로베와의 대화' 행사 장면 (사진제공: The Conran Shop)


(본 내용은 격월간 매거진 공예플러스디자인 2019년 7/8월호에 각색하여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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