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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군 Nov 18. 2024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루트 후기 (사전 준비)

/일정 : 10월 11일 출국 - 리스본 도착. 3일 관광 후 포르투로 이동. 포르투 3일 관광 후 17일 아침부터 걷기 시작.  10월 27일 산티아고 도착. 걸은 기간 총 11일, 걸은 거리 280km. 


/여정 준비 : 어떤 속도로 걸을지, 어느 지점에서 숙박할지 하나도 결정하지 않고 출발함. 한 차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순례길에서 생기는 랜덤한 상황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음. 다음 날 묵을 숙소는 전날 부킹닷컴으로 예약하는 방식으로 걸음. 


/루트 : 리스본, 코임브라, 포르투 중 어디서 출발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포르투를 선택. 정비가 덜 된 리스본 길을 걷기 보단 일단 포르투에서 출발하고, 여정이 남으면 피스테라와 묵시아를 걸어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음. 결과적으로 포르투 해안길 따라 걷다가 까미냐에서 보트를 타지 않고 내륙길로 이동, 뚜이를 지나 스페인 내부 로트로 걸음.


/챙긴 것 : 입고간 옷을 제외하고, 여벌 상의 2벌, 여벌 바지 1벌, 여벌 양말과 속옷 3세트, 보온용 플리스 재킷, 세면도구와 빨래 비누, 스포츠 타올 1개, 반짓고리, 침낭, 물통, 가서 신다 버릴 낡은 크록스, 우비, 다수의 지퍼백, e북 리더기, 핸드폰 충전기, 젖은 옷 보관용 비닐봉지, 선크림과 로션, 노트 한 권과 볼펜. 위의 것들을 다 합쳐 배낭 무게 6키로로 출발함.


/현지에서 구입한 것 : 

1. 리스본 데카트론 매장에서 워킹스틱 2개와 아주 얇은 바람막이, 반바지 구입. 


*얇은 바람막이와 반바지를 구입한 이유는 현지에 도착해보니 날이 생각보다 더 더웠기 때문임. 서울에서 입고간 바람막이가 한국 기준 가을~겨울용 고어텍스 바람막이였는데 10월 중순에도 날이 더워서 입을 수가 없었음. 


*워킹스틱을 한국에서 가져가지 않은 것은 짐을 부치기 싫었기 때문에. 워킹스틱은 기내 반입 금지 물건이라 배낭을 부쳐야 되는데, 2013년에 배낭을 부쳤다가 워킹스틱 1개를 비롯한 여러 물건을 분실한 적이 있어서 이번엔 그냥 기내에 들고 탔고 워킹스틱은 현지에서 구입함. 현지 데카트론에서 워킹스틱이 가격대별로 있는데 가장 싼 게 1개에 8유로 정도 했음. 

(데카트론은 스포츠 용품계의 유니클로 같은 곳임)

(워킹스틱 바닥에 고무 패킹을 꼭! 다는 걸 추천함. 포르투갈 바닥이 돌길이라서 일반 워킹스틱으로 걸으면 충격도 있고 소리도 시끄러움) 

(이 워킹스틱은 산티아고에 버리고 왔음. 재밌는 게, 산티아고 인증서 받는 곳에 가면 버려진 워킹스틱 수백 개가 쌓여있다. 내가 현지인이라면 산티아고에서 워킹스틱을 수거해서 출발지점에서 되파는 사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음) 


2. 종아리와 발바닥 근육통으로 인해 진통제와 마사지젤 구입 (나중에 후기에 적을 예정) 


3. 식당 음식이 입에 안 맞거나 문을 안 연 경우가 많아 마트의 간편식으로 식사를 자주 떼웠는데, 간편식을 먹기 위해 포크가 필요했음. 묵었던 알베르게 대표님에게 포크 하나만 팔라고, 돈 드리겠다고 했더니 그냥 가져가라고 주셔서 포크 들고 다님... 서울에서 여행용 포크와 숟가락 챙겨갔으면 잘 썼을 것 같음.


/신발

2013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신발이었음. 발에 약간 작다 싶은 경량 트레킹화를 신고 갔는데 나중 가니 발이 부어서 신발 신는 게 큰 고통이었고, 물집이 너무 심하게 생겨서 매일 워킹스틱에 의지해서 절뚝이며 걸었던 기억이 있음. 

그래서 이번엔 미리 데카트론을 통해 발보다 큰 경량 등산화를 준비했음. 하지만 신발을 길들이기 위해 산티아고로 출발하기 전에 한 2주일을 이 신발을 신고 걸었는데 발이 너무 불편한 거임... (데카트론의 다른 제품은 다 좋은데 신발은 아쉬운 면이 있음) 그래서 고민하던 끝에 내가 가장 오래 신었던 낡은 운동화와 크록스를 하나 들고 갔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음. 걷다가 발이 좀 불편하면 다음 날은 크록스로 바꿔신는 전략으로 걸었는데 통풍이 잘 돼서 그런지 물집도 생기지 않았고 발에 부담도 적었음. 


/여정이 끝나고 나서 후회한 것들

1. 스포츠 타올 한 사이즈 더 큰 거 가져올 걸. 그거 무게 몇 그람 줄이겠다고 샤워할 때마다 물 범벅으로 지내나... 하는 현타가 왔음.

2. 맨소래담 가져올 걸. 현지 약이 다 비쌈.

3. 에코백이나 경량 가방 하나 챙겨올 걸. 생각보다 장 볼 일이 많았는데, 비닐 봉지 하나에 환경세를 0.5유로? 정도 받음. 

4. 치약, 로션, 선크림, 샴푸 등 화장품 용량 미스. 어떻게든 무게를 줄여보려고 호텔에 가면 나눠주는 작은 사이즈의 제품들을 챙겨서 갔는데 나중가니 다 떨어져서 결국 치약, 선크림, 로션을 새로 구입함. 샴푸는 도브 비누로 대체했는데 비누망을 한국에서 챙겨갔어야 했음. 현지에서 비누망을 구입할 방법이 없었다.

5. 이어폰 챙겨 올 걸. 이건 산티아고와 관계없는 건데 관광을 하고자 할 때 이어폰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음. 가이드 있는 투어라든지... 

6. 옷을 조금만 더 챙길 걸. 이건 현지의 날씨와 관계된 건데, 원래 매일 빨래를 하고 그날 그날 말려서 입고 다닐 계획으로 여벌 옷을 매우 조금 챙겨갔으나 날이 습해서 빨래가 마르질 않았음... 결국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누적되니 부담이 되었음. 세탁기 건조기 이용비용이 각각 3~5유로씩 하기 때문임. 나중 가서는 3일에 한 번 빨래를 하는 패턴으로 가고 현지에서 여벌 옷을 구입하여 입고 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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