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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Oct 11. 2015

운동하는 거울 속의 자신이 불만족스러울 때

다이어트와 보충제에 관한 이야기

운동을 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각각 차이가 있다. 가장 흔한 목적은 대개는, 넘쳐나는 체지방을 덜어내고 좀 더 선명하고 균형 잡힌 몸을 가지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라는 고행의 길을 걷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영원히 고통받는 시지프스처럼 첫 단계에서 체중과 체지방의 증감을 반복한다. 이 선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노력 그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만약 그 선을 넘어, 체지방 조절의 다음인 몸을 조각하는 단계 혹은 운동 수행 능력을 늘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다. 몸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단계를 지나온 셈이다. 물론 자기는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거나, 오히려 너무 말라서 근육량 혹은 체형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전체적인 비율에서 봤을 때는 매우 소수라, 우선 이번 글은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운동 생활의 첫 스텝이었던 사람을 위해서 쓴다.



다이어트의 첫걸음은 우선 체지방률을 줄이는 것이다. 사실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나 그 원리 자체는 너무나도 명료하다. 섭취하는 것 이상으로 많이 움직이면 체지방은 어렵지 않게 줄어든다.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다이어트의 절대명제다. 이것은 식욕이라는 인간 본연의 가장 강력한 욕망을 억제한다는 것에서 힘이 들 뿐이지, 답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덜 먹고 더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체지방률을 처음 목표했던 수치까지 떨어트리고 나면 새로운 고민에 직면한다. 첫 번째 고민은, 체지방률은 분명히 떨어졌는데 생각보다 몸이 볼품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히 여느 연예인이 부럽지 않은 수준의 체지방률인데도, 거울속의 몸은 별로 균형이 잡혀 있지 않다. 고생 끝에 도달한 목표가, 정작 눈으로 확인해 보니 성에 차지 않아 좌절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것은 체지방률의 급격한 변화를 아직 몸이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수행자들은 대개 필요 이상의 체지방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몸의 골격과 근육의 형태 역시도 이 체지방들을 지탱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형태로 발달해 왔는데, 빠른 속도로 감소한 체지방에 골격과 근육의 변화 속도가 미처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단기간에 일정 이상의 체중 감량을 하려는 시도를 만류하는 것이다. 많은 다이어트 수행자들은 단기간에 체지방이 감량해서 순식간에 균형이 잡힌 자신의 몸을 꿈꾸겠지만, 근육과 뼈는 그대로 둔 채 체지방만 빠진 몸은 보통 보기에 좋지 않다.


그들은 왜 보충제를 찾는가


이 과정에 접어들면 보통 두 가지 중 하나의 길을 가게 된다.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운동의 결과에 충격을 받아 다시 천천히 예전 상태로 돌아가거나, 혹은 ‘몸을 만든다’ 라고 하는 근력 위주의 운동으로 전환한다. 가장 바람직한 다이어트는 근력운동과 유산소를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지만, 뭐 장사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_-  ) 우리는 다들 기억한다. 체지방을 빼야 한다는 압박감에 근력운동은 등한시하고 러닝머신과 싸이클 위에서만 살았던 나날들을. 처음에는 대부분이 그렇게 한다.


전자가 아니라 후자를 택한다면 이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다. 이 시점부터는, 단순히 군살이 빠지는 것을 넘어 몸을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조각해 나가는 것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초기에는 몸이 금방 변해간다. 인간의 신경과 근육은 낯선 자극에 매우 탄력적으로 반응한다. 이 초기의 급격한 성장은 곧 정체기에 접어든다.

 



하던 대로 했는데도 더 이상 몸이 변하지 않아 보충제를 찾는 경우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하거나 아직 초급자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단백질 보충제는 물론이고 각종 아미노산이나 부스터 종류의 보충제까지도 챙겨먹는 경우는 그리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운동 몇 분 전, 운동 몇 분 후에 꼬박꼬박 보충제를 챙겨먹지 않으면 운동 효과가 사라질 것처럼 조급하게 생각하지만 그 정도 수준에서는 사실 보충제가 필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애초에 보충제는 기존에 자연식에서 존재하던 것을 먹기 편하게 가공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충이란 부족함이 있을 때 채우는 것이지, 이미 충분한 상황에서 잉여 영양분을 비축하는 개념이 아니다.


보충제가 필요한 케이스는 단 두 가지밖에 없다.


- 사정상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자연식을 할 수 없는 경우

- 정체기가 와서 더 이상의 퍼포먼스 향상 및 신체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본인이 이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은 비싼 대변을 만드는 것 이외의 다른 결과를 낳기 힘들다. 그래도 정 걱정이 된다면 종합비타민 정도만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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