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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Oct 16. 2015

헬스장 진상이 되지 않는 방법

헬스장 민폐덩어리에 대한 소고

헬스장, 피트니스 센터는 공공장소다. 월 회비를 내고 다니는 곳이다 보니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무료로 이용하는 곳만이 공공장소는 아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든, 이것 한 가지는 명확하다. 센터에 있는 시설물들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구비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설물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도 일정한 규칙과 에티켓이 어느 정도 요구되는데, 당장 자신이 목적으로 하는 운동을 하기에 바빠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꽤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한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남이 보이지 않는 사람, 친구와 함께 와서 시설물을 점거한 채 운동은 뒷전인 사람, 원래의 목적을 벗어난 상태로 시설물을 이용하는 사람 등.



물론 이런 사람들 중 대부분은 올바른 운동 방법 및 시설 사용 에티켓을 숙지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알고도 그런다면 세상에 그런 민폐 덩어리가 또 없겠지만, 무엇이 왜 문제인지를 한 번이라도 듣는다면 알고도 그럴 만한 진짜 진상은 그리 흔하지 않다. 혹시 자신이 해당되지는 않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헬스장 진상의 표본이 되지는 않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용도에 맞지 않는 사용


피트니스 센터에는 다양한 운동을 위한 여러 종류의 장비들이 있다. 대개의 경우, 처음 등록하면 트레이너 혹은 직원이 사용법을 간단하게나마 지도해주는 편이다. 이 설명만 제대로 들어도 다른 사람의 이용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장비들은 꽤 직관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설명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스스로를 ‘운동 좀 해 봤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몸이 어느 정도 갖춰진 사람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용법을 올바르게 숙지한 것은 아닌 경우가 흔하다.

가령, 스콰트랙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서 스콰트 이외의 용도를 위해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스콰트랙은 자연스럽고 안전한 스콰트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이지만, 갖추지 않은 곳도 매우 많다. 이 때문인지 랙의 생김새만 보고 자기 나름대로 사용법을 강구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가장 흔한 예는 스콰트랙에서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를 하는 경우다.



스콰트랙은 기본적으로 스콰트만을 위한 장비다. 랙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라면 또 모를까, 거치대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랙 아래에 벤치를 가져다놓고 벤치프레스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때 마다 벤치 째로 들어서 옆으로 옮겨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가끔 트레이너가 이런 형태의 사용을 권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스콰트랙에서는 웬만하면 스콰트만 하자. 헬스장 내에 인클라인 벤치용 장비가 없다면 또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콰트랙은 없어도 인클라인 벤치는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데드리프트에는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해도 된다고 보는 편이다. 원칙적으로는 바닥 상태에서 시작하는 운동이지만 사실 헬스장의 바닥은 바벨을 거칠게 내려놓기에는 부적합하다. 두 번만 쿵쿵거리면서 바닥에 바벨을 내려놓는다면, 트레이너가 사색이 되어 달려온다. 또한 고중량 데드리프트를 할 때는, 바벨을 바닥까지 내려놓는 과정에서 허리나 등에 부상을 입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데드리프트 정도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외에, 직관적으로 생긴 머신임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사용방법을 강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래 몇 개의 움짤로 설명을 대신한다. 보기에도 굉장히 우스꽝스러울뿐더러, 정해진 사용방법을 어기고 사용하다가는 안전사고를 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 트레이너가 보는 앞에서 이런 식으로 시설을 이용하다가는 쫓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 직접 본 것 중에서는 문워크 (트레드밀에서 뒤로 걸음;;)를 시도하시는 분들이 매우 인상깊었다.


스몰사이즈 페티시(Small size fetish)


헬스장에 있는 중량판(플레이트)은 꽤 세분화되어 있어 바벨 이용 시 중량 조절에 있어 매우 용이한데, 낮은 중량의 플레이트들을 혼자 독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가령 바의 무게를 포함해서 50kg 의 스콰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본래 규격을 따른 중량봉의 무게는 20kg 지만, 일반적인 헬스장에서는 10~15kg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5kg 혹은 20kg 짜리 플레이트 하나면 해결될 상황을, 굳이 2.5kg 짜리 8개나 5kg 짜리 4개를 끼워 20kg를 맞추는 것이 평소 자신의 이용 패턴이라면 당장 그만두는 것이 좋다. 당신은 이미 그 시간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민폐덩어리로 각인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수다족


머신에 앉아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사람들과 동급의 존재들이다. 운동을 하려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사실 본인도 문제를 알고는 있으나 고치려는 생각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더욱 좋지 않다. 나는 가능하다면 헬스장은 혼자 다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같이 다니는 사람의 존재는 대부분의 경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두 명이서 같이 다니는 가장 흔한 이유는 ‘혼자 등록하면 잘 안 가게 된다’ 정도일 것인데, 둘이 같이 등록했다고 해서 정말 잘 나가졌었던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둘 다 안 나가면 안 나갔지.


운동의 동기는 결국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경우 ‘운동 자세를 봐 준다’ 정도의 다소 생산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드는 경우도 있는데, 냉정하게 이야기 하자면 비전문가들끼리 봐줘봐야 거기서 거기다. 차라리 트레이너에게 자세 교정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잘못된 습관을 고착화시키지 않는다는 면에서 더 바람직하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유형의 헬스장 진상들은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라는 생각을 먼저 가지는 것이 좋다. 상식적인 선에서만 행동하면 민폐덩어리로 모두에게 각인될 일은 없을테니 주의하는 편이 낫다. 기억해두자. 돈을 냈다고 해서 당신이 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그렇다고 한들, 돈은 당신만 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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