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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Mar 28. 2016

어떻게 코어를 만들 것인가 (II)

올바른 플랭크, 그리고 네 발로 기기

이미 앞의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코어 근육에도 종류가 있다. 그리고 이 근육들을 올바르게 발달시키는 것은 삶의 질을 상승시키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코어 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시도한다.


코어 근육의 중요성은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하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다양한 코어 근육 운동들이 여러 곳에 소개되어 있고, 과거에는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할 상황이다. 특정 부위에 좋은 운동이라는 것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근거도 불분명한 동작들을 그냥 좋다는 단순한 한 마디로 무작정 믿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     

어디에 왜 좋은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올바른 판단 기준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한 뒤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을 선택하는 안목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왜’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네 발로 기기


어류와 조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은 네 발로 기어 다닌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상에서 안정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어쩌면 당연한 방향으로의 진화였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네 발을 가지고 태어났으면서도 이족보행을 하는 매우 드문 종에 속하는데, 사실 인간의 이족보행은 진화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학습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부모나 보호자를 통하여 이족보행을 학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꽤 나이가 들 때 까지도 네 발로 걸어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영아기의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왜 네 발로 기는 것일까? 두 발보다 네 발이 더 편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족 보행은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이동 속도 면에서도 이족 보행보다 더 우수하다. 영아기의 아이들을 잘 보면, 기어 다니는 것 뿐 아니라 쪼그려 앉는 자세 등에 있어서도 가장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자세를 본능적으로 깨닫고 움직인다.


네 발로 기기에 앞서 해야 할 몸 상태 확인     


Step 1. 안정적인 자세의 인지


운동에 앞서 자신의 몸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우선 네 발로 엎드려보자. 무릎을 땅에 대고 팔은 곧게 편 채 엎드린다. 무릎과 골반은 지면에 수직으로 일직선이 되어야 하며, 어깨와 손바닥을 연결하는 팔 역시도 수직으로 일직선상에 둔 채로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아보자. 이렇게 하면 현재 자신의 몸이 어느 선에 편중된 잘못된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현대인은 대부분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고개를 아래로 처박고 어깨를 움츠린 채 생활한다. 그야말로 부자연스러움 그 자체의 자세가 몸에 익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는 과도하게 힘을 주고 있으며, 허리는 구부정하게 혹은 과신전 되도록 몸을 움직인다. 애초에 자세를 잡는 습관이 잘못되었다면 그 때 그 때의 스트레칭으로 교정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몸의 어디가 어떻게 문제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곧게 뻗은 막대를 가져와 보자. 옆에서 봐 줄 한 명이 더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없다면 스마트폰용 삼각대라도 하나 구매해서 자기 자세를 촬영해서 확인해보자.  




긴 막대를 뒤통수부터 꼬리뼈에 이르기까지 일직선으로 대어 본다. 코어의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막대가 붕 뜬다. 이제, 이 막대에 자연스럽게 몸을 맞춰보자. 허리가 지나치게 들어가 있다면 배를 조이면서 허리를 펴고, 목이 지나치게 앞으로 숙여진 상태라면 고개를 들어 턱은 당기고 등은 곧게 펴자. 여기에 가슴을 앞으로 미는 느낌까지 더해서 중립적인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어떤 자세가 가장 균등한 형태로 코어 근육을 사용하는 자세인지를 깨닫는 것이 첫 순서다.     


자세를 잡았다면 호흡을 해 보자. 자세는 방금 잡았던 그대로 최선을 다해서 유지해야 한다. 자세를 유지한 채로, 배를 한껏 부풀려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갈비뼈를 조이는 듯 한 느낌으로 내쉬는 훈련을 반복한다. 네 발로 기기에 앞서서, 척추의 이 상태를 유지하며 호흡을 올바르게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세를 잡았는데 숨도 안 쉬고 기어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척추를 중립 상태로 유지하면서 호흡을 하는 습관은, 비단 오늘 소개할 네 발로 기는 동작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하게 될 수많은 운동들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Step 2. 손발 움직이기


올바른 자세를 취했을 때 몸이 어떤 상태인지를 기억하고, 그 상태에서 호흡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면 그 다음 단계다. 다만 다음 단계로 무턱대고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부분이 있다.  Step 1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에는 굳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의 몸은 왜 비뚤어져 있었고, 코어에 좋다기에 무작정 시작했던 플랭크는 왜 당신의 허리를 더 아프게만 만들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조급해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올바른 기초는 한두 번 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면, 이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먼저 오른팔을 들어보자. 글자 그대로 팔만 들어 올려야 한다. 팔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펴진 가슴이 움츠려지거나, 등이 굽거나, 척추가 과신전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팔을 들어 올리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들어 올리면서도 상체의 균형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른팔 다음에는 왼팔, 그 다음에는 오른발(무릎은 땅에 붙인 채로 발만 들어올린다), 왼발, 그리고 오른팔과 왼발을 동시에, 다음은 그 반대. 이 패턴을 반복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손을 들고 발을 드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만약 손목이 아프다면, 자신이 체중을 손바닥의 어느 부분으로 받아내고 있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손바닥의 윗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받아내는 편이 통증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 만약 무게중심을 옮기고도 여전히 아프다면, 주먹을 쥔 채로 바닥을 짚어도 좋음)     


Step 3. 부하 추가


Step 2가 익숙해지게 되면 그 때 3단계로 넘어온다. 본격적으로 기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제대로 몸을 고정한 다음, 첫 자세에서 양 무릎만을 살짝 공중에 띄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부하가 발생한다. 물론 꼬리뼈부터 뒤통수로 이어지는 선은 일직선을 유지한다. 몇 번이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허리가 과도하게 들어가지 않도록 최대한도로 신경을 쓰는 것은 이 훈련의 핵심이자 목적 그 자체다.     


여기서 호흡을 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당연히 배에 힘이 들어갈 것이고,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멈추게 되겠지만 일부러라도 호흡은 제대로 해야만 한다. 배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숨을 참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나중에 다른 운동을 할 때 아주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Step 4 실제로 기어보자  


안정된 상체의 상태가 어떤 자세인지에 대한 감을 잡았다면, 실제로 네발로 기어보자. 3단계까지 제대로 따라왔다면 몸을 어떤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기에 실제로 네 발로 기는 것에서 중요한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한다. 일부러 신경 쓰지 않으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어깨를 움츠리거나 어깨 관절을 과도한 긴장상태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귀와 어깨를 멀리 두기 위해 신경을 쓰자. 마지막으로, 두 손은 바닥을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짚는다. 팔의 역할은 그냥 넘어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것이 다가 아니다.      



반대쪽 발과 반대쪽 손이 동시에 나아가는 상태로 기어가면 된다.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오는 동작까지 같이 수행하는 것이 좋다. 쉽게 굴러 떨어지지 않을 만한 물건을 허리 위에 올린 채 기어가는 것은 척추의 중립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한 좋은 보조 수단이다. 다만 떨어뜨리지 않는 것 자체에만 집중할 경우 허리가 과도하게 젖혀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앞 단계들에서 계속해서 강조해 왔던 상체와 척추의 상태 유지, 그리고 올바른 호흡, 마지막으로 어깨를 잘 잡아주는 것까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제대로 된 네 발로 기기가 이루어진다. 또한,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던 글로벌 코어와 로컬 코어의 등척성 운동이 일어나 근육의 균형적인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     

Step 5 플랭크


지금까지의 단계는 코어 근육을 균형적으로 발달시키는 한편, 여러 운동의 기록을 향상시키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준비 단계이기도 했다. 이제 플랭크를 실제로 해 볼 때다. 만약 이 글을 보기 전에 어떤 식으로 플랭크를 했든, 그리고 얼마나 버텼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혼자 연습한 플랭크는 잊고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보자. 설명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몸은 아직도 적응을 못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진도에 욕심 낼 필요는 없다. 단계를 밟아가며 점진적으로 단련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몸을 위해 바람직하다.     

만약 당신이 이전에 플랭크를 하면서 허리만 아팠다면, 예전의 자세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코어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하는 플랭크가 왜 허리의 통증을 가져왔을까? 플랭크를 하면서 몸의 통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첫째. 척추의 과신전 (과전만)

둘째. 어깨 관절의 통증


다른 변수도 있을 수 있지만, 플랭크를 할 때 온다는 대부분의 잘못된 통증은 이 두 가지 문제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따라하면 된다.     



우선 11자로 팔을 놓는다. 팔을 모으지 않는다. 왜? 모으는 것 보다는 11자가 어깨를 더 안정적으로 사용하며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나 더해서, 팔로 그냥 버티는 것이 아니라 양 팔을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끌어내린다는 느낌으로 바닥에 양 전완을 댄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어깨와 팔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끌어내리는 동작에서 연결된 등의 근육을 개입시킬 수 있게 된다. 만약 본인의 어깨가 불안정한 편이라면, 굳이 본격적인 플랭크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동작만으로도 어깨의 안정근을 개선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 이제 진짜 플랭크다. 자세를 취해보자.     


지금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끊임없이 강조했던 척추의 균형 유지는 여기서도 매우 중요하다. 옆에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플랭크 자세를 취했을 때 그 위에 막대를 올려달라고 부탁해보자. 네 발 기기를 할 때 했던 것과 같다. 척추와 등, 그리고 꼬리뼈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중립적인 상태로 만든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이 상태가 풀려 균형이 무너진다면 매우 큰 부하가 허리에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흡은 여전히 중요하니 끊임없이 숨을 쉬도록 하자.     



그리고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플랭크를 할 때는 엉덩이를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야 한다. 하지만 스콰트나 달리기, 싸이클 등을 통하여 엉덩이에 연결된 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해 본 적 없던 사람들은 당연히 대둔근이 약할 수밖에 없다. 엉덩이의 바깥쪽 근육을 최대한 사용해서 엉덩이를 조여보자. 그래도 잘 조여지지 않는다면? Step 3, 혹은 Step 4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아니면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별도의 운동을 해 보는 것도 좋다. 별로 써 본적 없는 근육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면 생각보다는 빠른 초기 성장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여기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며 따라온 사람이라면 왜 플랭크가 복합적인 운동이라고 한 것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깨의 안정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다열근, 횡격막, 골반저근, 대둔근까지 복합적으로 개입되는 실로 종합적인 근육운동이 플랭크다. 근육이 어떻게, 왜 움직이고 작용하는지 원리를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그 효과에 있어서도 대단히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복기하면서 아래 영상을 참고한다면 동작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Step 1. 안정적인 자세의 인지


Step 2. 코어의 안정을 유지한 채로 움직여보자


Step 3. 부하 추가


Step 4. 네 발로 기기


Step 5. 플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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