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온 Apr 15. 2016

어떻게 코어를 만들 것인가 (III)

안정성, 그리고 가동성에 관한 이야기

지난 두 편의 글에서 코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코어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 설정, 마지막으로 그 방향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했다. 동영상까지 들어간 콜라보레이션은 처음이긴 한데, 조회수를 보니 반응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기회가 되는 한 종종 시도해 볼 예정이다. 다만 본격적인 운동 방법을 제시하는 편이었던 2편은 진행상의 편의를 위하여, 코어 운동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플랭크를 올바르게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위주로만 진행되었던 경향이 있다. 앞으로 다른 운동에 대한 설명을 할 기회가 되면 좀 더 심화된 부분의 설명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어쨌든 코어 근육에 대한 이야기를 슬슬 마무리 해 보도록 하자.


인간의 몸에 있는 근육들은 수축-이완을 반복하면서 작동하는데, 코어근육이 우리 몸에서 수행할 수 있는 동작과 역할은 매우 다양하지만 일단 큰 범주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접기, 펴기, 그리고 안정.


이 분류는 사실 다소 뭉뚱그린 개념에 가깝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 근육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살펴본다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지난 글들에서도 꾸준히 이야기해왔는데, 코어 운동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들의 상당수는 코어근육 중에서도 ‘겉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많다. 겉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기는 하다. 다만 강화된 겉근육은 이 근육을 직접적으로 개입시키는 특정운동의 퍼포먼스를 증대시킬 수는 있어도 관절 및 근골격을 효과적으로 지탱하기 위한 안정과는 별개의 범주에서 작동한다. 플랭크를위한 준비(https://brunch.co.kr/@lllshotlll/23)는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갈 수 있는 속근육을강화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좀 더 들어가기에 앞서, 안정성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Stability(스테빌리티)와 운동 가동성이라 번역할 수 있는 모빌리티(Mobility)를 기억해두자. 이 개념은 이번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글에도 심심찮게 등장할 단어이기 때문에 미리 익숙해지는 편이 좋다.


우리 몸의 균형과 안정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얀다 (janda)의 Joint by Joint approach 이론을 간단하게 개념화 한 것이다. 우리 몸의 각 관절은 관절마다 스테빌리티와 모빌리티의 역할을 각기 다르게 수행하고 있다는 개념인데, 이 이론에 의하면 각 관절들이 자신의 역할을 성실하게 잘 수행해 줄 때에야 우리가 비로소 곧게 설 수 있다. 또한 어떠한 동작을 하면서 자세가 바뀔 때도 각 관절의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해야만 다른 부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된다.


이 이론에 의하면 안정성(stability)을 담당해야 할 곳이 코어, 가동성(mobility)을 담당해야 할 곳이 고관절과 흉추다. 그 위와 아래로도 있는데 우선은 고관절만 보고 이야기를 해 보자. 고관절이 갖춰야 할 여섯 가지 가동성은 다음과 같다. 신전, 굴곡, 내전, 외전, 내회전, 외회전. 고관절에서 이 가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그 위와 아래인 요추와 무릎의 안정성이 바로 무너지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해보자. 마땅히 스테빌리티가 확보되어야 할 요추에서 스테빌리티가 확보되지 않으면 다른 부분에서 스테빌리티를 가져와서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고관절에서 제대로 모빌리티가 확보되지 않으면 척추와 무릎의 스테빌리티를 무너뜨려 모빌리티를 만들려는 작용을 한다. 사람과 자세에 따라 정도는 다르지만 결국 이로 인하여 자세 전체가 무너지며 특정 관절에 과부하를 안기게 되는것이다.


모빌리티와 스태빌리티가 같이 가야한다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소한용어가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안정성과 가동성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가 무너지면 당연히 다른 하나도 같이 무너지는 관계일 수 밖에 없다.



이제 또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최근 몇 년 사이, 매스컴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 코어근육 운동과 관련해서 심심찮게 들리는 이야기들이 있다. 윗몸일으키기(싯업)가 허리에 좋을 게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텐데, 싯업이 백해무익한 운동이냐면 그건 또 그렇지 않다. 득보다 실이 큰 운동이냐고 물어본다면 그것 또한 아니다. 안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득이 될수도 실이 될수도 있는 운동이다.


현재 매스컴을 중심으로 널리 통하고 있는 윗몸일으키기 무용론은 지나치게 편파적인 보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코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운동 배분 계획이 필요한데, 복직근을 단련시켜 식스팩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졌던 예전에는 (지금도 그렇게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윗몸일으키기에 많은 비중이 할애되었다. 그런 예전에 비해 최근 들어 척추기립근 등의 다른 코어의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윗몸일으키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윗몸일으키기도 분명히 필요한 운동이다. 윗몸일으키기는 분명 복근에 부하를 주는 운동이며 하기에 따라서는 요추에 과부하가 걸릴수도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는 허리의 관절에 적극적인 굴곡과 신전을 가져다 주는 운동이라는 당연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운동은 좋고 어떤 운동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무작정 하는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이야기다. 운동이 가지고 있는 동적 특성과 역학적 원리를 배제한 채 부작용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를 전개하기는 편할지 몰라도 운동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는 속 편한 소리일 뿐.


정적인 상태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훈련은 바람직한 코어를 만들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다. 이것조차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음 단계로 갈 생각을 하지 말고, 기초단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생활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코어의 안정성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지 않는 한편, 각종 운동 퍼포먼스의 실질적인 증대를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




코어 3부작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글은 좀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해 볼 예정입니다. : )

매거진의 이전글 어떻게 코어를 만들 것인가 (I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