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스페인 19편>
* 메리다성: 성 내부 시설물들. 망실된 채로 전시되어 있다.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메리다 로마교(Puente Romano de Merida): 유유히 흐르는 과디아나강 위에 놓여 있다. 과디아나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데 하류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계를 이루기도 한다.
*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35일차 / 소나기
- 몸이 슬슬 회복되는 느낌이다. 역시 여행하면서 얻는 병은 쉬면 거의 다 낫더라. 역시 여행하면서 얻는 병은 쉬면 거의 다 낫더라. 이제 세비야를 뒤로 하고 메리다(Merida)로 떠날 시간이다. 메리다는 세비야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로는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 세비야에서 메리다로 가려면 아르마스(estacion de autobuses plaza de armas) 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예전 리스본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내린 그 터미널이다. 터미널을 가기 전에 황금의 탑(Torre del oro)을 보러 갔다. 1220년대에 만들어진 탑으로 세비야 구도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이다. 겨울비가 세차게 내렸다. 정말 짧은 순간에 비바람이 몰아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결국 비를 쫄딱 다 맞았다. 겉옷은 그렇다쳐도 배낭까지 젖으니 당혹할 수밖에... 황금의 탑 인근에 있는 바르(bar)로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이미 온 몸이 다 젖은 상태였지만...ㅋ
- 터미널에 가니 따로 메리다로 가는 티켓을 파는 곳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안내실에 물어보니 메리다행 버스는 기사한테 직접 현금을 주고 타라고 했다. 메리다로 가는 버스편도 많지 않고 티켓 창구도 따로 없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세비야 - 메리다행은 인기가 없나 보더라.
- 오후 1시 30분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는 구글 지도상에는 표시되지 않는 버스였다. 구글에서는 알사버스 위주로 표시됐다.
- 메리다 터미널에 내리니 큰 다리가 보였다. 과디아나강(Rio Guadiana)에 놓인 루시타니아(Lusitania Bridge)라는 다리다. 그 다리를 건너 구도심쪽으로 향했는데 남쪽을 보니 메리다 로마교(Puente Romano de Merida)가 보이는 것이다. 그 로마교가 끝나는 지점에는 메리다성(Alcazaba de Merida)도 보였다. 감기는 낫지 않고 배낭은 젖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답사를 해야 할 때는 답사를 해야 한다!
- 열심히 메리다 로마교 일대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왕복으로 로마교를 걸었다. 생각보다 로마교는 꽤 길었다. 과디아나강의 폭도 넓었다. 그 옛날에 이렇게 넓은 강물에 돌다리를 건설하다니... 로마인들도 참 대단했다!
- 메리다에는 도미토리 호스텔이 없는 것 같아 그냥 일반 호스텔로 예약을 했다. 호스텔 이름은 La Flor de Al-Andalus였다. 메리다는 안달루시아 지역이 아닌 중부지역으로 분류되는데 , 왜 안달루시아가 들어가지?
- 원래는 스페인 탐방을 마치면 그리스-튀르키예를 여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 여건상 그리스를 건너 뛰고 터키로 가기로 했다. 막판에 감기몸살만 아니였다면 그리스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참 아쉬웠다. 하지만 어차피 이것도 여행의 일부가 아니겠는가!
* 메리다성: 성 안에 물 저장소가 있다. 처음에는 무슨 목욕탕인 줄 알았다.
* 2024년 1월 18일 목요일: 36일차 / 소나기
-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이슬비 정도가 내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전날의 기억이 있어 별로 맞고 싶지 않았다.
- 중심가에 있는 바르에 가서 아침을 먹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바게트샌드위치와 커피를 함께 주문해서 먹었는데 겨우 2.4유로였다. 다른 곳 같으면 4~5유로가 나왔을 것이다. 이때 쓰이는 스페인어가 있다. 바라타(barata)이다. 저렴하다는 뜻이다. 참고로 스페인식 샌드위치는 보카디요(bacadillo)라고 부른다. 바게트빵에 토마토, 치즈, 베이컨 등을 넣은 후에 먹는 것이다. 가벼운 식사로 딱이다.
- 어제 누볐던 과디아나강 주변을 다시 거닐었다. 밀라그로스수도교(Acueducto de los Milagros)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밀라그로스 수도교도 메리다성처럼 로마시대 다리와 인접해 있었다. 이 다리는 알바레가스 다리(Puente Romano sobre El Albarregas)이다. 알베레가천(Arroyo de Albarregas) 위에 놓였다하여 알바레가스 다리다. arroyo는 스페인어로 하천을 말한다. 도림천, 중랑천 등을 연상하면 된다. 알베레가스천은 알바레가스 다리에서 서쪽으로 500미터를 더 흐른 후에 과딜아나강에 합수된다.
- 밀라그로스 수도교도 많이 훼손이 됐다. 상부 수로 구간은 거의 다 망실되고 기둥들만 남은 상태였다. 덜하기는 했지만 기둥들도 파손된 곳들이 많았다. 그런 상태라도 남아 있어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 밀라그로스 수도교 탐방 이전에 메리다성을 먼저 탐방했다. 메리다성도 많이 파괴가 됐다. 그냥 폐허 상태로 있는 걸 안전장치를 한 후 관람을 시키는 형식이었다. 그런데도 6유로나 받았다.
- 처음에는 티켓 창구에서 17유로 짜리 통합 티켓을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통합 티켓에 포함된 장소들을 다 둘러보지 못할 거 같아 메리다성 단일 티켓만 구매한 것이다. 시간이 되고 여유가 된다면 퉁합티켓을 구매해서 다 둘러보면 좋을 거 같다.
- 메리다성은 훼손이 심했다. 로마시대부터 무어인시대까지 중개축을 여러번 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메리다성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물 저장고였다. 계단을 다라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데 처음에는 목욕탕인 줄 알았다. 과디아나강의 물을 끌어와 필터링을 한 후 저장한 것이다. 강물을 끌어오니 물이 마르지 않았을 것이다.
- 이후 로마 신전인 디아나신전(Temple of Diana)를 찾아갔다. 골목을 도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신전을 만난 것이다. 역시 메리다는 작은 로마가 맞는 듯하다. 여기가 스페인인지 로마인지 헤깔릴 정도였다.
- 디아나 신전 옆 골목으로 빠지니 그 저렴한 바르가 나왔다. 늦은 점심, 혹은 저녁을 배불리 먹었다.
* 밀라그로스교와 알바레가스다리
* 밀라그로스수도교(Acueducto de los Milagros): 유명한 세고비아 수도교와는 달리 많이 파괴가 됐다.
* 디아나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