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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손이 이어진 세계

by 소피아절에가다

내게 처음 내민 너의 손

그 안에 하나의 세계가 있었고,

그 세계 속에는 너와 내가 있었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

너와 나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였으니,

불변하고 영원한 근원이자 생명의 세계


시간이 흘러 우리의 두 손에는 어느덧

무게를 가누기 힘든 거대한 세계들이 흘러넘치고

근원이자 생명인 그 하나의 세계를 넘어

광활하고 아득한 세계들을 읽고 쓰고 읊으며

더 이상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이기만 하지 않았다


내게 처음 내밀었던 너의 손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나를 끌어안는다

읽고 쓰고 읊었던 이 거대한 세계들을 품고서

너와 나 근원이자 생명의 세계를 초월하고서

세상 밖으로 빛을 내면서 그렇게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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