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한입씩 먹게 만드는 ‘8단계 컨텍스트 설계 가이드’
AI를 쓰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온다.
분명히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보면 어딘가 엇나가 있다.
“아니, 이 얘긴 왜 여기서 나와?”
“이건 내가 원한 방향이 아닌데…”
처음엔 AI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써보니,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우리가 AI에게 너무 빨리 결론부터 던지고 있었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시작한다.
“이거 만들어줘.”
“이런 기능이 필요해.”
“이 목적에 맞게 정리해줘.”
사람한테 해도 쉽지 않은 말이다.
AI한테는 거의 폭탄에 가깝다.
AI는 결정을 대신 내려주는 존재가 아니다.
정리된 결정을 받아서 움직이는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목표, 방향, 조건, 기대 결과를
한 문장에 다 욱여넣는다.
그래서 AI는 착실하게 일을 하면서도
꼭 한 번씩 엉뚱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AI를 이렇게 쓴다.
“이게 최종 목표야. 알아서 잘해줘.”
나는 그렇게 안 한다.
한 번에 다 주면, AI는 거의 항상 흔들린다.
그래서 나는
정보를 한 번에 주지 않고, 쌓는다.
마치 벽돌을 하나씩 올리듯이.
내가 처음 AI에게 주는 건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가 아니다.
대신 이걸 준다.
“이 글 하나만 읽어봐.”
“이 자료를 참고해보자.”
그리고 이렇게 시킨다.
“이 자료를 요약해줘.”
“이게 참고할 만한지 평가해줘.”
이때 중요한 게 하나 있다.
평가 기준은 내가 정해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지금 현실에서 쓸 수 있는지
말만 그럴듯한 건 아닌지
너무 과한 얘기는 아닌지
이 단계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만들라고 하지 않는다.
AI는 이걸 아주 잘한다.
아직 결정을 안 시켰기 때문이다.
요약과 평가가 끝나면
그제야 이렇게 말한다.
“사실 나는 이런 걸 하려고 해.”
“이 정도 수준의 기능이 필요해.”
아직도 만들라고 하지 않는다.
아직도 정답을 묻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이 자료가 이 목적에 맞을까?”
“이걸 그대로 써야 할까, 개념만 가져와야 할까?”
“아예 다른 참고가 나을까?”
이 단계에서 AI는
결정을 내려주지 않는다.
결정을 하기 전에 필요한 생각을 정리해줄 뿐이다.
여기까지 오면
AI는 이미 상황을 알고 있다.
어떤 자료를 봤고
왜 참고했는지 알고
내가 뭘 하려는지도 안다
이제서야 이렇게 말한다.
“이제 이걸 기준으로,
내가 원하는 건 이거다.”
이 시점부터
AI는 거의 옆길로 새지 않는다.
왜냐면
결정이 이미 잘게 나뉘어서 전달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서두른다.
“그럼 만들어줘.”
“구현해줘.”
나는 한 단계를 더 둔다.
“이걸 만들려면
어떤 식으로 가는 게 좋을까?”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나중에 해도 되는 것
굳이 안 해도 되는 것
이걸 먼저 정리하게 한다.
이 단계가 있으면
나중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일이 거의 없다.
이제야 말한다.
“구현 스펙을 정리해줘.”
스펙이 나오면
바로 실행하지 않는다.
한 번 더 묻는다.
“이 스펙을 기준으로
실제 진행 순서를 다시 짜줘.”
이게 내가 꼭 하는 마지막 단계다.
이 방식의 장점은
구현 단계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계획이 단계별로 쪼개져 있으면
AI는 다른 걸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지금 이 단계에서
이것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AI는 멀티태스킹을 못 한다.
사람보다 훨씬 더 못 한다.
생각해야 할 게 많아지면
전부 조금씩 놓친다.
그래서 구현 중에
갑자기 구조를 바꾸고,
아까 정한 조건을 잊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단계별 계획이 있으면
AI의 머릿속은 이렇게 단순해진다.
“지금은 이 단계다.”
“여기서는 이것만 하면 된다.”
“다음 단계는 아직 생각 안 해도 된다.”
이 상태의 AI는
이상할 정도로 말을 잘 듣는다.
이건 AI를 통제하는 게 아니다.
AI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늘 할 일만 적혀 있으면 편하다.
오늘, 내일, 다음 주까지 한 번에 적혀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참고 자료를 준다.
요약과 평가를 시킨다.
목적을 살짝 흘린다.
쓸지 말지 판단하게 한다.
원하는 걸 명확히 말한다.
구현 전에 방향을 정리한다.
스펙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단계별 계획을 다시 짠다.
이렇게 하면
구현 단계에서 AI는
딱 한 단계만 보고 움직인다.
고칠 일이 줄어든다.
다시 설명할 일이 줄어든다.
“아까 그 얘기랑 다른데요?”가 거의 사라진다.
AI를 믿어서가 아니다.
AI가 헷갈리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알겠는데…
이걸 매번 이렇게 말로 다 설명해야 해?”
그래서 이 방식의 마지막 단계가 필요하다.
구조로 고정하는 단계다.
한 번만 제대로 만들어두면,
다음부터는 AI가 알아서 이 순서로 움직인다.
아주 간단하다.
투두 리스트처럼 쓰면 된다.
아래 순서를
그대로 AI에게 시킨다.
복잡한 말 필요 없다.
이걸 처음 보면 “너무 번거로운 거 아니야?” 싶을 수도 있다.
근데 내가 해본 결과는 정반대다.
이렇게 한 번 깔아두면, 그다음부터는 AI랑 싸울 일이 거의 없어졌다.
처음에는 절대 목표를 말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작한다.
“이 자료 하나만 먼저 읽어봐.”
그리고 바로 다음 말을 붙인다.
“요약해주고, 내가 참고할 만한지 평가해줘.”
이 단계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
판단만 한다.
AI에게 그냥 “평가해줘”라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한다.
“이걸 평가할 때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지, 말만 번지르르한 건 아닌지 기준으로 봐줘.”
이러면
AI는 쓸데없는 칭찬을 안 한다.
내 기준으로 정리한다.
이제서야 방향을 흘린다.
“사실 나는 이런 걸 하려고 해.”
“아직 확정은 아니고, 방향만 이래.”
중요한 건
아직 만들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바로 요청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이 자료가 이 목적에 맞을까?”
“그대로 써야 할까, 개념만 가져와야 할까?”
“아니면 다른 참고가 더 나을까?”
이 단계에서
AI는 길을 고른다.
아직 달리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면
AI는 상황을 다 알고 있다.
이제서야 말한다.
“이제 내가 원하는 건 이거야.”
이 시점부터
AI가 엇나갈 확률이 확 줄어든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바로 이렇게 말한다.
“바로 만들지 말고, 어떤 식으로 가는 게 좋은지 먼저 정리해줘.”
그리고 꼭 이걸 포함시킨다.
“지금 해야 할 것, 나중에 해도 될 것, 안 해도 되는 걸 나눠줘.”
이 단계가 있으면
중간에 다시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 준비가 끝났다.
“이 방향을 기준으로 구현 스펙을 정리해줘.”
여기까지가
보통 사람들이 끝내는 지점이다.
나는 한 번 더 간다.
마지막으로 이걸 꼭 한다.
“이 스펙을 기준으로 실제 진행 순서를 단계별로 다시 짜줘.”
이게 있으면
구현 단계에서 AI는 딴생각을 안 한다.
플랜 스펙이 있으면
AI는 이런 상태가 된다.
지금은 몇 단계인지 알고
이 단계에서 뭘 해야 하는지만 생각하고
다음 단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구현할 때
갑자기 구조를 바꾸거나,
아까 한 말을 잊거나,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
AI가 똑똑해진 게 아니다.
생각할 게 하나로 줄어든 것뿐이다.
AI에게 일을 맡길 때
중요한 건 말을 잘하는 게 아니다.
순서를 정해주는 거다.
한 번에 다 주지 말고,
정보를 쌓듯이 하나씩 주고,
결정은 마지막에 한다.
그리고 그 순서를
항상 똑같이 반복한다.
그게
이 방식을 구조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AI에게 구현을 맡길 때
가장 중요한 건 똑똑한 명령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AI가 생각해야 할 게딱 하나뿐이게 만드는 것.
그게
결정을 잘게 쪼개는 이유고,
한입씩 먹이는 설계의 진짜 목적이다.
104편에서는 이 8단계를 매번 입력할 필요 없이
‘시스템 프롬프트’나 ‘커스텀 인스트럭션’에 녹여내는 법을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