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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대발 Oct 17. 2023

스몰 브랜드를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퇴사했으니 회사 밖으로 나온 지 이제 딱 1년이 됐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회사 밖을 나와서도 여전히 마케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스몰 브랜드들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어느 정도 큰 규모의 예산으로 마케팅을 할 때보다 더 다양하고 재밌는 경험을 하고 있다.


회사를 다닐 땐 항상 마케팅 예산이 많은 브랜드에 가는 것이 목표였다. '많은 돈으로 좀 더 재밌는 어떤 걸 할 수 있을까'라는게 그 당시 내가 일하는 재미요소 중 하나였다. 점점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을 했고, 퇴사 전 나의 마지막 프로젝트의 마케팅 예산은 2억에 가까웠다. (회사 규모에 따라 2억이라는 예산이 어떨지 모르지만 나에겐 엄청 큰 액수였다.)


하지만 예산이 커질수록 나의 부담감도 커졌다. 더 잘해야하고, 더 재밌고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방해했다. 이 부분도 내가 퇴사를 결심한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스몰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처음에 나는 마케팅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이 불만이었다. 대표님과 미팅을 하면 항상 조심스레 제안을 드렸다.


"대표님, 마케팅 비용을 어느 정도는 써야 해요. 예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당시 내가 비교할 수 있던 것은 내가 경험했던 회사들이었기에 마케팅을 잘하려면 당연히 예산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스몰 브랜드와 함께 일한 지 한 달 정도 지나고 이 생각을 깨버렸다.



작은 브랜드는 마케팅에 비용을 쓸 여력이 없었다. 매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다면 모를까 불확실한 상황에 마케팅에 비용을 쓰는 것을 쉽지 않았다. 그리고는 난 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했다.


'내가 브랜드를 런칭한다면 마케팅에 돈을 펑펑 쓸 수 있을까? 당연히 그럴 수 없고 비용 없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어떻게든 고민하겠지'


그때부터 비용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려웠다.. (지금도 어렵고) 항상 회사에서 연간 책정 된 예산으로 마케팅을 하다가 일명 '몸빵'을 하려니 막막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좀 더 공부하는 중이다. 작은 브랜드 중 요즘 잘하는 곳이 어디인지 그들은 어떻게 마케팅을 하는지. 회사를 다닐 땐 눈에 들어오지 않던 스몰 브랜드들에 관심이 간다.


프로덕션을 섭외해 삐까뻔쩍 멋진 브랜드 영상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직접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말도 안되는 기획으로 날 것의 영상을 만든다. 근데 신기한 건 이 날 것의 영상이 더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런 경험을 하며 예산이 마케팅의 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스몰 브랜드에 대해 공부할수록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규모가 작을수록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극적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우리 브랜드에 대해 계속 알리고, 브런치나 블로그를 통해 진정성 있는 글을 쓰는 것.



9년 차 마케터지만 아직도 마케팅은 어렵다. 정답이 없고 항상 배워야 한다는 걸 느낀다. 다음 글은 스몰 브랜드를 공부하면서 내가 인사이트를 어디서 얻는지에 대해 글을 쓰려한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두서없지만, 아무튼 요즘 스몰 브랜드 키우기에 흠뻑 빠져있는 것. 또 다른 마케팅 경험을 통해 흥미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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